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의 과거 캐시카우였던 MNC솔루션(옛 모트롤 유압기기 사업부)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그룹의 재무개선 일환으로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된 후 'K-방산' 훈풍에 올라탄 기업이다.

IB업계에서는 1조원 대 수준의 몸값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현금 창출력이 입증된 데다 K9 자주포 등 방산 수출의 주역에 '구동&안정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관사 자리를 꿰차려는 하우스는 그 이상의 밸류를 제안서에 기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IB업계에 따르면 MNC솔루션은 최근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대형 증권사 전반이 RFP를 건네받았다. 회사 측은 이번주까지 주관사 입찰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NC솔루션은 최근 증권사 IPO 파트에서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유일한 조 단위 딜"이라며 "K-방산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는 덕에 증권사마다 상장주관사 자리를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MNC솔루션은 지난해 모트롤에서 분할된 기업이다. 본래 모트롤의 사업 영역은 주축인 방산 부문과 민수 부문로 나눠져 있었다. 그러다가 두 사업 파트의 분할을 결정했다. 방산 부문은 사명을 MNC솔루션로 바꿨고 민수 부문은 모트롤 간판을 유지하기로 했다. 핵심 캐시카우이자 성장 잠재력을 지탱해온 건 단연 방산 파트였다.

1974년에 출범한 모트롤은 경남 창원에서 유압기기를 제조하던 기업이었다. 이후 모트롤은 두산그룹의 ㈜두산에 인수되면서 두산 모트롤로 사명을 변경했다. 유압기기 기술력을 토대로 방산 부문에서는 K9 자주포 포탑 구동장치 등을 생산해왔고 민수 부문의 경우 굴삭기 등에 활용되는 제품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그룹의 재무개선 자구책에서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결국 2021년 소시어스PE-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품에 안겼다. 그 뒤 민수 부문은 실적 부진을 겪는 반면 방산 부문의 경우 성장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MNC솔루션의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186억원, 176억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실적 성장세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세계적 러브콜 덕에 K-방산이 질주하고 있고 주요 방산주의 주가도 오랜 기간 상승 랠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대규모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한국수출입은행에 2조원의 출자를 추진하면서 보조를 맞출 정도다.
방산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올들어 64.9% 급등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약 6조3000억원에서 10조8300억원으로 4조원 넘게 불어났다. 유도무기 생산 기업인 LIG넥스원도 이달 초 12만8300원이던 주가가 이날 17만원을 돌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가 2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42.4% 급증한 수준이다. 폴란드에서 K9 자주포, 호주에서 레드백 장갑차 등을 잇따라 수주한 덕이다. K9 자주포의 출고는 지난해 40여 대에서 올해 60여 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구동&안정화 시스템으로서 유압식 포탑 구동장치를 제공하는 MNC솔루션도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