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L 1위' 두산, 삼성전기 공급망 입지 축소 엔비디아 관계성 주목, 미쓰비시·LG화학 반사이익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18 07:56:4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간 동맹을 맺어온 두산과 삼성전기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두산이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14일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CL/PPG(Copper Clad Laminate/Pre Preg) 조달처로 일본 미쓰비시와 LG화학이 이름을 올렸다. 매번 맨 앞에 자리했던 두산은 사라졌다.

PPG는 유리섬유에 수지를 함침해 경화시킨 것으로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의 적층 공정에서 접착제 역할을 한다. CCL은 PPG 양면에 구리동박으로 코팅해 만든 동박적층판으로 절연체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PCB의 원판이다. 반도체 필수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와 유사한 역할로 CCL 위에서 회로패턴을 새기는 등 PCB 공정이 이뤄진다.
두산의 전자 사업부문(BG)은 CCL 시장에서 독보적이다. 특히 PCB용 CCL로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 LG이노텍, 코리아써키트, 심텍 등 주요 기판 제조사가 고객이다.
이중 삼성전기는 우리나라 최대 기판업체다. 세계 무대에서는 일본, 대만 등 경쟁사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최고급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생산능력(캐파)을 대폭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선두권인 양사는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삼성전기의 CCL 협력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두산이었다. 통상 사업보고서에는 많은 물량을 담당하는 업체 순으로 기록되는데 두산과 미쓰비시가 연이어 작성돼왔다.

두 회사는 "양사 간 관계는 문제없다"는 반응이나 지속 최대 공급사 지위를 지켜온 두산이 후순위로 밀린 건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로 GPU가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쓰이면서 최근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GPU 패키징 시 FC-BGA이 활용되는데 두산은 지난해 엔비디아용 하이엔드 CCL을 생산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두산이 'N사' AI 가속기용 소재라고 표현했으나 사실상 엔비디아를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에 두산이 제공한 CCL은 H100, H200용이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양산을 앞둔 B100용에도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삼성전기는 다소 난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고객 관련 정보가 언급되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우나 협력사를 통해 엔비디아와의 협업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때 삼성전기는 GPU용 FC-BGA 시장 진출을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던 상황이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 정보가 새어나가는 자체가 민감한데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은 더욱 예민한 것으로 안다. 자칫하면 교류가 끊길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삼성전기가 반도체 기판 업황, 가격 경쟁 등을 고려해 CCL 구매처를 결정했겠지만 두산의 발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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