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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페리지, 준궤도 시험발사 앞둬…내년 본격 상용화 기대③소형 발사체 구성하는 모든 기술 개발…신동윤·서성윤 대표 주축 ‘우주 전문가’ 포진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24 08:24:53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학생신분을 가진 대표, 우주 스타트업, 국내 1호 발사체 기업. 페리지가 처음 나왔을 때 받았던 키워드다. 아무런 기술적 증명이 없던 창업 초기였지만 오로지 신동윤 대표(사진)의 열정 넘치는 눈빛을 보고 투자했다. 실패를 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될 때까지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2018년 출범한 페리지를 발굴하고 첫 번째 투자에 나섰던 박재일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수석심사역이 한 말이다. 페리지는 설립 후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을 증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상반기 소형 발사체 블루웨일1 준궤도 수송 시험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발사체 사업을 시작한다.

회사는 올해 말 블루웨일1 발사를 통한 상업 궤도발사 사업을 시작하고 내년부터 상업 궤도발사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2026년 이후에는 블루웨일1 재사용 개량을 통해 발사체 운영 수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내부에서는 2026년부터 발사체 사업을 통한 재무상 수익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7년 이후에는 블루웨일1 발사체 상단 고도화를 통한 궤도 투입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구상이다.

페리지는 소형 발사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공정을 단순하게 설계해 부품 수를 줄였고 저렴한 가격으로 발사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구성했다. 페리지는 발사체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핵심 구성 요소를 사내에서 설계하고 생산한다. 우주를 향한 열정으로 뭉친 페리지팀이 만든 기술력을 뜯어본다.

◇블루웨일1, 9개 메인 엔진 1개 상위 스테이지 엔진으로 구동…부품 자체 제작

블루웨일1은 150kg의 탑재체를 500km 태양 동기 궤도에 배치할 수 있는 2단 궤도 발사체다. 그 중 1단은 재사용이 가능해 발사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특히 블루웨일1은 1단, 2단 모두에서 액체 산소와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한다. 다른 발사체보다 대기 중으로 훨씬 적은 양의 탄소 오염 물질을 배출하게 된다.

소형 발사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 장벽을 통과해야한다. 단순히 크기를 작게 만든다고 해서 모든 부품까지 작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성능 좋은 소형 발사체 개발에는 효율적인 로켓 엔진과 탄소 섬유 소재의 동체, 더 작고 강력한 성능을 보장하는 항전 장비 연구가 수반된다. 메탄 동력 액체 로켓 엔진에서 이중 중복 항공 전자 시스템까지 페리지는 소형 발사체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블루웨일1에 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블루웨일1은 9개 메인 엔진 ‘블루 1S’와 상위 스테이지 엔진인 ‘스카이블루’ 1개로 움직인다. 페리지는 이 엔진들을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성능대비 가장 단순한 엔진으로 설계했다. 회사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설계로 전체 부품 수가 줄어들어 동종 엔진 중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페리지는 모든 발사체 구조물 부재를 탄소 복합재로 만든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구조물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발사체 무게가 가벼울수록 탑재할 수 있는 위성의 질량이 증가하고 재진입 및 착륙에 필요한 연료의 양도 줄일 수 있다.

복합재는 금속에 비해 생산 및 품질관리에 많은 비용이 든다. 또 일반 탄소 섬유 플라스틱으로 극저온 탱크를 제조할 때 작동 중 균열 및 고장이 쉽게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페리지는 특수 접착제를 채택하고 자체 설계 기능을 도입했다. 모든 복합소재 부품은 옥천에 위치한 페리지의 자체 복합소재 생산시설에서 제조된다.

이외에도 페리지는 엔진 컨트롤러, 비행 컨트롤러, 전력 관리 보드, 배터리, 하네스, 탱크 내부를 관찰하기 위한 극저온 카메라, 추진제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커패시턴스 센서 등 발사체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을 자체 제작한다.

◇발사체 추진·구조·비행제어 연구개발 체계 구성…페리지를 움직이는 사람들

페리지를 구성하는 팀은 대부분 개발인력이다. 발사체추진, 구조, 비행제어 3가지 부문으로 연구개발 팀이 구성된다. 이중에 엔진 개발은 서성현 대표가 맡고 시스템 전반은 창업자인 신동윤 대표가 담당한다.

어릴 적부터 우주공학에 관심이 많았던 신동윤 대표는 우주 동아리를 만들어 로켓을 연구했고 2018년 페리지를 세웠다. 남다른 우주사랑으로 학부 재학 중에는 아마추어 천문동아리 ‘별바라기’에서 활동하며 망원경 가대를 만들고 천체 사진도 촬영하곤 했다. 신 대표는 현재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서성현 대표는 20년 이상 우주발사체, 자동차를 개발한 엔진 전문가다. 지난해 페리지에 합류했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연소·추진 분야 연구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9년간 근무하며 30톤급 가스발생기와 13톤급 주연소기 개발 등 국내 초기 로켓엔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대자동차 파워트레인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국내 최초 국산 엔진 '세타'를 개발한 경험도 있다.

김수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심사역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이후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CFO를 맡아 기업의 투자자 관계, 자금 조달, 재무 관리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같은 과제를 수행했다.

천세범 비행 제어 담당 부사장은 건국대학교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을 거쳤다. 천 부사장은 비행 제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GNC 알고리즘에 대한 설계를 맡는다.

이은광 부사장은 발사체 추진기관을 총괄한다. 블루웨일1에 쓰이는 엔진과 페리지 우주 추진 시스템에 대한 주요 설계 결정을 담당한다. 그는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지구 관측 위성 제조업체인 쎄트렉아이에서 이온 추진기 및 공급 장치 개발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황대현 부사장은 발사체 구조 하위 시스템 개발 및 의사 결정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페리지에서 극저온 호환 탄소 섬유 복합 탱크를 개발했다. 해상 발사 플랫폼을 포함한 발사대 및 무거운 구조물과 같은 다양한 발사 지원 장비의 설계 및 생산에도 참여하고 있다. 황 부사장은 한국항공대학교를 거쳐 카이스트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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