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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의지 약했던 제주항공, 본입찰에서야 인수 포기 선언한 이유는EC가 가장 신뢰하는 후보라 '매각 측·국토부' 러브콜…화물 사업 적자 전망에 발 빼

남준우 기자공개 2024-04-30 08:15:2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이번 딜의 최종 결정권자인 EU 집행위원회(EC)가 가장 신뢰하는 후보자이기도 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큰 관심이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매각 측과 국토교통부의 러브콜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인수전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인수전 과정에서 제주항공은 에어로케이와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는 등 어느 정도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종 본입찰에서는 결국 발을 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5일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했다. 이날 본입찰에 가장 유력한 후보자였던 제주항공은 끝내 불참했다. 이제 인수전은 LCC인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항공 화물 전문 사업자 에어인천 간의 3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처음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을 때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시절부터 재무, 기획 분야를 맡아온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인수에 큰 의지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의 지원 여력도 마땅치 않았다. 이미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위해 3200억원 상당의 자금 사용이 예정되어 있었다. 애경그룹이 최근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 AK플라자 지원을 위해 제주항공 지분 45.22%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점도 관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이 본입찰까지 참여했던 이유는 매각 측과 국토교통부 등의 설득에 있었다. 국내 1위 LCC인 만큼 이번 딜의 최종 결정권자인 EU 집행위원회가 가장 신뢰한 것으로 전해진다.

딜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제주항공이 빠져버리는 구도가 형성되면 EC를 설득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매각 측에서는 제주항공도 끝까지 딜에 참여했으나, 여러 사정 때문에 결국 빠졌다는 그림을 보여줘야 했다는 후문이다.

제주항공이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사 과정에서 수수료가 꽤나 비싼 편으로 알려진 베인앤컴퍼니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SI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후보군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번 딜에 관심이 높았던 많은 FI들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다만 재무 자문사인 삼정KPMG를 통해 컨소시엄 구성 대상을 SI로만 제한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특히 제주항공이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지속적으로 인수 의지를 표명했던 에어로케이와 소통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인수 이후 지분 분배 문제 등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허들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에어로케이는 인수 계획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 올해 화물 사업이 적자를 볼 확률이 높다는 예상이 내부에서 제기된 점이 인수 의지를 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타격하면서 유류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는 전체 지출 가운데 유류비로 약 30%를 사용한다. 제주항공 전체 매출에서 화물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굳이 화물 사업에 추가적인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매각 측과 국토부 등의 꾸준한 러브콜이 있었던 만큼 제주항공도 어느 정도 인수 가능성을 점쳐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화물 사업에 투입할 자금적인 여력이 없는 만큼 매각 측에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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