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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켠 롯데면세점]'베트남·오세아니아'로 눈 돌린 사업전략③'선택과 집중' 국내보다 해외, 사업확장 위한 실탄 마련 '난제'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05 07:29:57

[편집자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국내 면세점에서는 오히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한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체제 도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용 절감 등 선제적 대응 방안 수립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면세점의 생존이 또 다시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롯데면세점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앞날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면세점(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이 사업전략을 재편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예고한 가운데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해외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 면세시장이 이전과 같은 황금기를 맞이하기는 힘들다는 판단 하에 베트남과 오세아시아 지역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세시장은 거래액 기준 2009년 3조8522억원 수준이었다가 2016년 10조원, 2019년 20조원을 돌파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거래액이 줄어들었다가 2023년 13조7586억원까지 회복했다.

최근 공개한 2024년 4월은 1조250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 증가했다. 다만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수치에 비하면 거래액 증가율이 기대 이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79만7898명으로 81.6% 증가했다.

그만큼 면세품을 대량 구매하는 방한 외국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객단가(인당 구매액)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면세점으로 방한 외국인을 유인하기 위해 지급하는 ‘송객수수료’ 부담을 감안하면 마케팅에 따른 성과도 그만큼 저하될 수밖에 없다.

◇선제적인 해외 출점, 재도약 발판으로

롯데면세점이 처음으로 해외에 발을 디딘 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점을 개점한 2012년부터다. 이를 계기로 순차적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해나가는 전략을 취했다. 본격적으로 해외점을 신규 출점한 건 2018년 호주 JR면세점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였다.

JR면세점은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로 오세아니아 6개 지점, 이스라엘 5개 지점을 운영했다. 그중 롯데면세점은 호주 4개 지점(브리즈번 공항점, 멜버른 시내점, 다윈 공항점, 캔버라 공항점)과 뉴질랜드 1개 지점(웰링턴 공항점)을 인수했다.

2023년 개최한 롯데면세점의 멜버른공항점 오프닝 세리머니 현장. 가운데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이 가운데 베트남에서 2017년 다낭공항점, 2018년 나트랑깜란공항점, 2019년 하노이공항점, 2022년 다낭 시내점을 연달아 개점했다. 중도에 타이완, 태국법인 등 부진한 해외사업을 정리하기도 했지만 성장하는 지역에서는 신규 출점을 이어나갔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개점 후 베트남 매출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흑자를 달성했고 국내에 이은 효자 사업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사업 성과를 코로나19 이후에도 재달성해 베트남을 주요 사업 지역으로 발돋음시킬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인천공항에 입성하지 못하는 등 주요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데 따른 타격이 생기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주요 입지에 지점을 운영하는 등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경영정상화를 이뤄내 전체 실적을 개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위기 직면 국내 '불씨', 해외로 번지나

롯데면세점이 국내 지점의 영업면적을 축소하는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고 향후 해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적자경영으로 해외사업에 활용할 실탄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은 난제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해나가는 형태였지만 이러한 전략을 유지해나가기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2023년 하반기부터 적자경영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호텔롯데 연결기준 2024년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최근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예고함에 따라 해외법인도 이에 따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해외법인에도 먼저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사업전략 재편을 마무리할 때까지 사실상 기존 추진하고 있던 사업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중 베트남 하노이 시내면세점도 개점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2020년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현지의 IPP그룹과 하노이 시내면세점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하노이 중심지에 위치한 짱띠엔플라자 6층에 1598㎡(480평) 규모의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계약으로 2021년에 개점하고자 했지만 현재까지 일정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 돌입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고 해외사업까지 적용할지도 미정인 상태"라며 "하노이 시내면세점 출점 계획도 아직 변경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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