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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영 선언일' 이재용 회장, 글로벌 공략 사활 미국서 정관계·기업인 회동 비롯 30건 일정 소화, '5대 매출처' 버라이즌 미팅 눈길

김경태 기자공개 2024-06-10 07:35:52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7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월 7일은 삼성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 날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그룹의 역사가 뒤바뀐 변곡점으로 꼽힌다. 올해 3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사내에서 별도로 행사를 열지는 않을 예정이다.

최근 삼성 안팎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빠듯한 글로벌 일정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미국 출장길에 올라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하나인 버라이즌(Verizon)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30건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 녹록지 않은 사내외 환경 속 '글로벌 행보' 가속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는 7일 신경영 선언 31주년을 맞이해 별도로 사내 행사를 개최하지는 않는다. 삼성은 작년에도 신경영 선언일에 별다른 행사를 열지는 않았다. 다만 작년에는 3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만큼 10월 18일에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올해 신경영 선언일에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중대한 이슈를 맞닥뜨리게 됐다.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나선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7일 연차를 사용해 파업을 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은 이전처럼 해외 고위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경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26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났다. 리 총리는 방한 과정에서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이 회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같은 달 28일에는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다른 재계 총수들과 함께 만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 동부 뉴욕에서 시작해 서부를 관통하며 6월 중순까지 미국 정관계 인사, 기업인들과 만나고 현지 사업을 챙기는 등 30건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달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 CEO와 만났다.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팅에는 삼성전자의 노태문 MX(Mobile eXperience)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AI를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미팅 후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2021년 11월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기념 촬영하는 모습(출처: 삼성전자)

◇5대 매출처 버라이즌 '협력 긴밀' 재확인, JY 올해 첫 경영행보와 연결

삼성전자 입장에서 버라이즌은 상당히 중요한 거래처다. 삼성전자의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퀄컴과 함께 주요 5대 매출처다. 5대 거래처가 작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올 1분기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지만 버라이즌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5대 매출처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홍콩테크트로닉스(Hong Kong Techtronics), 슈프림 일렉트로닉스(Supreme Electronics), 버라이즌이다. 전체 매출 중 비중은 약 13%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2020년에 7조9000억원 규모의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이 수주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런 성과의 이면에는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인연이 있다. 그들은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만난 뒤 10년 넘게 교류를 이어왔다. 당시 베스트베리 CEO는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이었는데 버라이즌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친분을 쌓았다. 2020년 대형 수주 과정에서도 둘은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버라이즌과의 협력 논의가 이 회장의 올해 첫 경영 행보와 연결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는 1월 10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우면동 소재 삼성리서치를 찾아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기술을 상용화한 경험이 있다. 이 회장은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살펴봤다. 또 미래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 1월 10일 서울 우면동 소재 삼성리서치를 찾아 임직원을 만난 모습(출처: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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