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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선 행동주의펀드, '삼성물산' 재공격 주주제안서 제출, 배당증대·자사주 매입 요구

이상원 기자공개 2024-02-02 16:40:4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삼성물산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가 하락 등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배당증대, 자사주 매입 제도 마련 등을 공격하고 나섰다.

특히 당장 내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이재용 회장의 선고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공세여서 이목을 끈다. 이번 주주제안이 선고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검찰이 이런 상황을 활용할 여지도 무시하기 어렵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 씨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를 비롯해 기타 기관투자자들은 이날 삼성물산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 투자자 연합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증대와 자사주 매입 제도 마련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해 말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잇따라 삼성물산에 주주서한을 보낸 상황이다. 결국 이번 사안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해 말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이어 팰리서캐피탈이 삼성물산에 지주회사 전환 등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도 삼성물산 측을 만나 명확한 자본 배분 계획 도입을 요구했다.

투자자 연합은 "이사회는 삼성물산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주가 수익률 및 지속적인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을 적절히 해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회사는 2023년초에 2023-2025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주주가치 제고와 NAV 대비 할인율 해소 측면에서 이전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주주서한을 발송한 사실이 전해진 직후부터 다른 주주들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됐다. 해외 투자자들간 결집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시티오브런던이베스트먼트,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은 삼성물산을 집용하게 공격했던 엘리엇 출신들이 설립한 행동주의 펀드들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비슷한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특히 이번 움직임이 이달 5일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관련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이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해당 재판에서 이 회장 변호인단은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제고가 크게 이뤄졌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검찰 측은 이 회장에 대한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일 뿐이었다고 규정하는 반면 변호인단은 합병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수단이 됐다고 맞섰다.

삼성물산 공세에 나선 행동주의 펀드는 합병 후 기업가치 제고(시총 증대)가 아닌 반대 상황이 지속해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크다는 입장이다. 합병 삼성물산이 기업가치 늘리기보다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서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측 주장과 일부 대치되는 부분으로 볼 여지도 있다.

투자자 연합은 이번 주주서한에서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부문 등 다수의 우수한 자체사업 외에도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적 지분을 포함해 매우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2015년 합병 이후 지금까지 회사 내재가치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주가는 대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의 NAV 대비 할인율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됐고 이는 지속적으로 65%를 상회한다"면서도 "삼성물산 이사회는 장기적으로 부진한 성과에 대한 국내외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보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번번이 기각 또는 무시함에 따라 서한을 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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