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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유나이티드-래몽래인 경영권 분쟁, 경우의 수는 주총소집 신청 인용 유력, 이사회 장악 후 김동래 대표 해임할 듯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12 08:27:12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옛 와이더플래닛)와 래몽래인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법정 다툼이 예견되고 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인 회사로 잘알려졌다.

올해 래몽래인을 지분을 사들였는데 초록뱀미디어 인수 검토를 계기로 기존 경영진과 갈등을 빚자 사내이사 선임을 통한 이사회 장악을 시도 중이다. 래몽래인 역시 법적 대응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배우 이정재

◇주총 개최 불가피, 가처분 가능할까
래몽래인 대표이사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소집은 상법 제362조에 따라 이사회의 권한이다. 이사회가 주주총회 일시와 장소, 의안 등을 정하고 대표이사가 주주총회 소집을 집행한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보니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법원의 소집허가 결정이 필요해졌다.

법원은 절차에 특별히 하자가 없는 이상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신청을 인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임시주총 소집신청은 경영진의 배임이나 부정행위처럼 특별한 사유가 필요하지 않고, 회의 목적사항과 소집 이유를 적은 문서를 제출해 청구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 상장기업 주주는 발행주식총수의 1.5% 이상을 6개월 이상 가지고 있거나, 기간에 관계없이 3% 이상 보유하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경우 래몽래인 주식을 보유한 기간이 6개월에 못 미치지만 지분율이 3%를 훌쩍 넘기 때문에 소집청구 요건을 충족한다.

래몽래인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미 대형 로펌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시주총 개최를 막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주총 결의 금지 또는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주주총회와 관련한 가처분은 소집 금지와 결의 금지, 의결권 행사 금지를 동시에 또는 단계적으로 신청한다. 다만 법조계 관계자는 "소집이나 결의 금지 가처분은 소집 절차가 위법하거나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내용 자체가 상법이나 정관에 위반된다는 사유로 신청할 수 있다"며 "현재 래몽래인이 절차 위법이나 결의 내용의 하자를 주장하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이 그나마 가능성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법원이 '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 사례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한앤컴퍼니간 갈등을 들 수 있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남양유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법원은 홍 회장 측이 이사 선임을 통해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확보를 저지하거나 지연시키려 한다고 봤다.

래몽래인 역시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기 위해선 가처분을 통해 보호 받아야 하는 피보전 권리의 존재, 그리고 권리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한다. 가령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래몽래인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의결권을 일정한 방향으로 행사하기로 약정했다면, 래몽래인은 이 의결권 구속계약의 이행청구권을 피보전 권리로 주장할 수도 있다.

다만 피보전 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보전의 필요성까지 인정되진 않는다. 한화종합금융 경영권 분쟁 사건에선 서울고등법원이 "경영권 분쟁상황에서의 주주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은 단순히 주주권이 계속 침해된다는 추상적 사유만으로도 부족하며,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구체적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게다가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은 임시적 구제를 넘어선 '만족적 가처분'이라는 특징이 있다. 실질적으로 본안 판결을 가처분 단계에서 미리 선취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는 뜻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만족적 가처분은 피보전 권리나 보전 필요성을 법원이 엄격하게 심리하기 때문에 래몽래인이 가처분을 신청하더라도 인용이 쉽지 않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대리하는 도현수 변호사는 "하이브의 경우 민희진 대표에게 5년간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보장해주겠다고 계약해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이 허용된 것"이라며 "하지만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래몽래인은 유상증자 당시 특별한 내용을 계약에 넣지 않아서 피보전 권리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측, 사내이사 선임시 이사회 과반 장악

래몽래인이 주총 소집이나 의결권 행사 저지에 실패할 경우 어떻게 될까.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의 사내이사 선임은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이사 선임은 보통결의 사항이고, 보통결의는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출석과 출석주주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이정재가 보유한 몫을 포함해 23.56%의 래몽래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위지윅스튜디오 측 주식도 사실상 확실한 우호지분이라고 봐야 한다. 주총 소집허가를 신청하면서 임시주총 의장으로 박인규 위지윅스튜디오대표를 올렸을 뿐 아니라 이태성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대표가 3월부터 위지윅스튜디오 전략기획실장으로 있어서다.

따라서 위지윅스튜디오(10.00%)와 박인규 위지윅스튜디오 대표(5.12%) 지분까지 포함했을 때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 지분은 38.68%에 이른다. 보통결의 통과에 충분한 정족수다.

사내이사 선임에 성공한다면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과반수로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현재 래몽래인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기타비상무이사 3명이 아티스트유나이티드나 위지윅 측 인물이다. 4명을 추가 선임할 경우 총 11명의 이사 가운데 7명을 확보할 수 있다. 정관에 이사의 수에 대한 제한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기타비상무이사 중 2명이 사임하더라도 9명 중 5명은 우군이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이사회 장악 이후 김동래 대표의 해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에서 요건을 달리 정하지 않았다면 이사회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 출석이사 과반수의 결의로 대표직을 박탈할 수 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사내이사 해임(특별결의 사항)을 주총 안건에 상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경우 김 대표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되 대표 자리에서만 내려오게 된다.

래몽래인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포함해) 여러 법적 대응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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