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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부활의 마지막 퍼즐

이기정 기자공개 2024-06-13 08:40:4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현인베스트먼트의 사명 '송현(松峴)'은 소나무가 무성한 고개라는 뜻이다. 회사를 설립한 이세훈 전 한글라스그룹 회장의 호가 송현이다. 언제나 곧은 소나무처럼 일관된 투자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라는 사명과 달리 부침이 적지 않았다. 2012년 설립 후 운용자산(AUM)을 3000억원까지 빠르게 불리며 라이징 스타가 되는 듯 했지만 이내 지배구조 리스크가 닥치며 위기가 찾아왔다.

2020년부터 잇따른 감자로 자본금은 200억원에서 50억원까지 감소했고 2022년에는 펀드 결성 실패로 모태펀드 패널티를 받았다. 지난해 역시 드라이파우더가 없어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회수에만 주력했다.

구원투수는 무궁화신탁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종합 금융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송현인베스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든든한 모회사가 생긴만큼 빠르게 내부 정비에 나섰고 올해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반면 욕심은 내려놨다. 그간 단독으로 펀드를 만들어왔지만 처음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원서를 냈다. 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 역시 투자 난도가 낮은 분야를 선택하지 않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지역과 재도약을 골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패널티 이력에도 2개 분야 모두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고 최근에는 매칭 출자자까지 일부 확보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이번 펀딩에 성공하면 송현인베스트먼트는 무려 7년만에 벤처펀드를 만든다.

다만 아직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다. 50억원까지 줄어든 자본금을 보충하는 작업이다. 현재 무궁화신탁이 증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최종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의 자본금은 GP커밋의 재원이 되기 때문에 성장에 필요한 필수 동력이다. GP커밋 확대는 펀드 수익 극대화와 LP들에게 책임 운용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간 지배구조 이슈로 점수가 깎인 송현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이미지 반등의 기회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무궁화와 소나무는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물로 꼽힌다. 무궁화신탁과 송현인베스트먼트가 사명과 같이 국내를 대표하는 신탁사와 벤처캐피탈, 나아가 종합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한 첫 행보가 증자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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