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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투자전문 VC 줌인]쏠레어, '인덱스펀드'로 독립계 VC 한계 극복②배급사 5곳 작품 고르게 투자, 리스크 헷지…트랙레코드 바탕 모태 4연 GP

구혜린 기자공개 2024-06-18 08:41:25

[편집자주]

문화 콘텐츠 투자는 VC 리그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투자로 꼽힌다. '재미'라는 감각에 좌우되다 보니 흥행성을 정량적으로 예측, 평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립 8년차 VC 쏠레어파트너스는 이런 의구심을 걷어내며 뚝심있게 영화 투자를 이어온 하우스다. 최근 역외펀드 조성, 모회사 케이엔터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등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쏠레어파트너스의 성장 히스토리, 투자 전략, 사업 현황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 투자에 집중하는 운용사들은 대부분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이다. 모회사가 콘텐츠 기업이거나 오너가 K-콘텐츠 시장에 관심이 지대한 경우가 많다. 콘텐츠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하다 보니 펀드레이징이 어려워서다. 모회사의 지원사격이 없으면 문화콘텐츠에 투자할 실탄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유한책임회사(LLC)형 VC라는 한계를 탈피하고 자생에 성공해 주목받는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장 신뢰를 구축해 나간 결과 모태펀드로부터 여러 차례 신임을 받으며 운용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이 방식은 배급사 5곳의 개봉작 일부에 고르게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다. 리스크를 헷지한 금융상품을 디자인해 금융기관 출자자를 영화 시장에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투자 금융상품화, 여의도 '입소문'

쏠레어파트너스는 출범 후 비교적 빠르게 펀드레이징에 성공한 하우스에 속한다. 2017년 6월 설립한 이후 그해 12월 166억원 규모의 '쏠레어 영상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이후 2018년과 2019년 잇달아 다수의 펀드를 결성하면서 설립 3년차에 운용자산(AUM) 7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기준 누적 AUM은 1500억원 수준이다. 연내 싱가포르 역외펀드를 결성할 경우 2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성장 배경엔 인덱스펀드가 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2019년까지 한국영화 인덱스펀드 시리즈 1~4를 조성했다. CJ E&M, NEW, 쇼박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롯데컬처웍스 등 5곳의 영화 배급사가 제작하는 영화 제작비의 약 5~8%씩 투자하는 형태의 펀드다. 시리즈1과 시리즈2는 각각 4개, 2개의 하위 펀드로 구성돼 있어 펀드 수로만 따지면 총 8개(결성총액 총 511억원)를 조성했다.

인덱스펀드의 장점은 짧은 시간 내 투자 및 회수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엔 투자부터 회수까지 약 1년6개월에서 2년 사이의 시간이 소요된다. 인덱스펀드는 이 기간을 6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 영화 개봉이 확정된 시점에 자금이 집행되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투자는 기업 투자와 달리 초기에 들어가나 후기에 들어가나 수익률은 동일하다.

쏠레어파트너스는 특히 투자 리스크를 낮춘 구조로 민간 기관 참여를 유도했다. 특정 배급사가 만든 영화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4~5곳의 영화에 고르게 투자가 이뤄지게 상품을 구성해 리스크를 분산했다. 이를 토대로 전략적투자자(SI)인 배급사뿐만 아니라 교보생명, 삼성증권, IBK기업은행, SK증권, 애큐온저축은행 등 영화투자에 부정적 인식을 지닌 금융기관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했다.

수익률로 성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첫 인덱스펀드의 경우 내부수익률(IRR) 6.6%를 기록했다. 2019년 말 결성한 인덱스펀드만 투자 시점에 극장 시장을 초토화한 코로나19가 닥치면서 기준 수익률을 넘기지 못했다. 쏠레어파트너스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기존 영화펀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AUM 2000억, 모태 자펀드 흑자 예상

8개 인덱스펀드를 운용한 경험은 쏠레어파트너스에 또다른 기회를 안겼다. 쏠레어파트너스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거의 매년 한국모태펀드 자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2019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태펀드 영화계정, 문화계정 출자 기반 벤처펀드를 4개 결성했다. 총 944억원 규모다. 모태 영화펀드의 경우 출자 비율이 타 분야 대비 높아 AUM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설립 초기 미흡했던 트랙레코드를 인덱스펀드 운용을 통해 극복해 낸 결과로 풀이된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전신 쏠레어인베스트먼트 시절인 2016년 모태펀드 문화계정 컴퓨터그래픽(CG) 분야 GP로 선정된 바 있다. 주목적이 주력인 영화가 아닌 콘텐츠 기술 분야였다. 이마저도 기한 내 펀드레이징을 완료하지 못해 GP 자격을 반납하고 패널티를 받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2021년에 결성한 '쏠레어메인 영화투자조합'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쏠레어파트너스는 해당 펀드로 '서울의 봄'과 '파묘'에 투자했다. 특히 서울의 봄은 쏠레어파트너스가 배급사인 플러스엠 다음으로 많은 규모로 투자를 진행한 프로젝트다. 총 제작비 232억원의 약 10%를 댔다. 두 영화 모두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함에 따라 120%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평호 쏠레어파트너스 대표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 FI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인덱스펀드를 시리즈로 조성했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흑자를 내면서 여의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며 "또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투자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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