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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투자전문 VC 줌인]쏠레어 "케이엔터홀딩스, 상장 후 M&A 추진"⑤최평호 대표·이영재 부사장 "공모자금으로 IP 투자 활성화, 산업구조 바꿀 것"

구혜린 기자공개 2024-06-24 09:30:04

[편집자주]

문화 콘텐츠 투자는 VC 리그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투자로 꼽힌다. '재미'라는 감각에 좌우되다 보니 흥행성을 정량적으로 예측, 평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립 8년차 VC 쏠레어파트너스는 이런 의구심을 걷어내며 뚝심있게 영화 투자를 이어온 하우스다. 최근 역외펀드 조성, 모회사 케이엔터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등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쏠레어파트너스의 성장 히스토리, 투자 전략, 사업 현황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이후 M&A(인수합병)를 통해 체력을 키워야 한다.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쪽은 지속해서 M&A를 하고 전략적인 제휴도 하면서 본격적으로 체력을 키울 계획이다."

최평호 쏠레어파트너스 대표와 이영재 부사장(사진)은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최근 더벨과 만나 향후 케이엔터홀딩스의 주요 사업 안건을 설명했다. 창업 8년차를 맞는 올해는 쏠레어파트너스에게 변곡점이 될 예정이다. 장기간 준비한 싱가포르 역외펀드 조성 및 모회사 케이엔터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결실을 보는 게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최 대표와 이 부사장은 모든 업무에서 손발을 맞추고 있는 주요 파트너다. 내달 케이엔터홀딩스의 정식 출범 이후 최 대표는 초대 회장을, 이 부사장은 대표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최 대표를 도와 2017년 LLC(유한책임회사)형 VC(벤처캐피탈)인 쏠레어파트너스의 출범을 추진한 공동 창업자다.

(왼쪽부터)이영재 쏠레어파트너스 부사장, 최평호 대표

◇넷플릭스와 대등한 협상…"쭉정이 아닌 알짜 수확"

쏠레어파트너스는 이미 케이엔터홀딩스 상장 이후의 일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 작업은 대부분 마쳤으며 현재 공은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넘어간 상태다. 스팩 합병 유효성을 승인받기 위해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어느 정도 자금이 모이면 이를 통해 최우선적으로 투자기능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케이엔터홀딩스 자회사인 쏠레어파트너스 펀드 출자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과 직접투자 방식 모두를 활용한다. 이영재 부사장은 "투자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투자 능력을 어떻게 더 확대시킬 것인가가 자금의 가장 큰 목적이 될 것"이라며 "케이엔터홀딩스가 (쏠레어파트너스의) LP 역할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를 위한 자금활용 면에서 쏠레어파트너스는 케이엔터홀딩스 프로젝트의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다. 쏠레어파트너스가 6곳의 드라마, 영화 제작사를 한데 모아 케이엔터홀딩스를 결성한 이유는 제작비 투자 비율을 높여 IP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딜을 도맡기 위해서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자본력을 통한 K-콘텐츠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최평호 대표는 K-콘텐츠 시장 현황에 대해 "국내 시장은 대형 드라마 제작사가 1년에 약 15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하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이 중에서 3개는 좋은 걸 먼저 뽑아갈게, 그 대신 돈 좀 줄게'라고 하고 있는 게 실상"이라며 "좋은 컨텐츠는 글로벌 OTT에 뺏기고 맨날 쭉정이만 갖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런 현실을 타개할 방안으로 케이엔터홀딩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50% 제작비를 투자할 테니 IP는 공동으로 최소한 50%씩 달라'라고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같이 진짜 좋은 IP가 보이면 100% 배팅하는 구조로 터닝포인트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엔터홀딩스의 자금은 우선적으로 자회사 제작비로 향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작사를 연합군에 포함하는 게 우선적인 임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터닝포인트를 만들려면 제작사 하나, 프로젝트 하나 가지고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면서 "적어도 역량을 갖춘 영화 10편, 드라마 10편 정도로 규모화가 되면 글로벌 OTT 플랫폼과 아웃풋 상 대등한 협상 조건에 서는 게 가능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작품 외 IP 투자까지가 사업 영역이다. 쏠레어파트너스가 케이엔터홀딩스 제작 자회사들의 모든 작품에 100% 투자해야 할 의무는 없다. 투자사와 제작사를 함께 보유한 여타 콘텐츠 기업과는 달리 양쪽의 자율성을 보장할 계획이다. 비단길, 앞에있다, 안자일렌, 더램프 등 케이엔터홀딩스 소속 제작 자회사들은 현재 10여편의 작품을 기획해놓은 상태다.

이는 케이엔터홀딩스 연합군의 불협화음을 차단할 수 있는 기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재 부사장은 "(자회사의) 창작력과 자율성을 100% 존중해 줄 테니 그 대신 작품성이나 상업성 갖춘 프로젝트 부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서 회사 가치를 올릴 수 있게 하라는 구조로 돼 있다"라며 "다른 미디어그룹과는 달리 케이엔터홀딩스 연합만의 독특성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영재 쏠레어파트너스 부사장, 최평호 대표

◇"K-밸류체인 탑승 희망 해외 SI, 역외펀드로 제휴"

현재 결성 추진 중인 역외펀드도 케이엔터홀딩스 사업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 다수와 만나며 펀드레이징에 한창이다. 특히 SI의 경우 현지 미디어, 유통 플랫폼 대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과 펀드를 통해 첫 협업을 한 이후 케이엔터홀딩스 자회사 작품의 유통,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등 사업 연계도 넓혀갈 계획이다.

이영재 부사장은 "우리가 시장을 잘 모르는 나라에 당장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며 "단기적으로 (역외펀드를 통해) SI들, 로컬 파트너를 좀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주로 한국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넣고 싶어 하는 동남아시아 미디어 업체들로부터 연락이 온다"라며 "이 비즈니스를 토대로 협업하고 수익이 나면 케이엔터홀딩스 사업의 연계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평호 대표는 "국내 콘텐츠 손익분기점(BEP)을 최대한 낮추려면 해외 시장을 확대를 하든지, 국내 단가를 올려야 한다"라며 "국내 단가는 이미 셋팅돼 있고 시장도 어느 정도 사이즈가 고정돼 있으니 '해외 쪽에 10억에 팔고 땡'이 아닌 '10억 플러스 알파'를 얼마만큼 가져갈 것이냐가 매우 중요한데, (역외펀드를 통해) 여러 시도를 본격적으로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대표는 "어떻게 보면 투자배급사가 하는 기능을 우리가 하는 것"이라며 "투자배급사는 자기 작품을 1단계로 세일즈(수출)하는 수준이나, 우리는 플랫폼과 제휴해 단순 세일즈 및 현지 로컬라이제이션뿐만 아니라 괜찮은 작품은 일부 투자해서 이에 대한 IP 및 수익을 각자 나누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가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국내외 콘텐츠 제작,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두 사람이 VC통이 아닌 영화 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란 태생적 특징 덕이다. 최평호 대표는 초대 CJ엔터테인먼트(현 CJ ENM)의 영화사업 총괄, 이영재 부사장은 KT 및 영화 배급사 싸이더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최 대표는 "산업에 있던 인력들이 모였기에 쏠레어파트너스는 수동적인 콘텐츠 투자를 지양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좋은 IP를 발굴하기 위해 주력해 왔다"며 "전문성이나 업계 인적 네트워크 면에서 기존 사업자(문화 투자 전문 VC)가 가져가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쪽에 특화돼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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