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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글로벌 진출 '수출과는 다르다' [thebell desk]

최윤신 벤처중기1부 차장공개 2024-06-25 08:48:3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의 글로벌 진출 염원이 크다. 대형 VC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해외 투자처를 물색하고 해외 LP를 모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출 신화’로 빠르게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 국적의 VC들이지만 해외 진출과정에선 유독 어려움을 겪는다. 야심차게 나선 VC들 다수가 국경의 높은 벽을 실감한다. 일부 하우스가 해외에서 크고 작은 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트렌드에 따라 기웃거리는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도 그럴 것이 VC의 글로벌 진출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업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로컬 비즈니스에 가깝다. 투자의 대상인 초기단계 기업은 투자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 숫자가 많지 않다. 해당국가나 지역의 산업 환경은 물론 문화에 대한 이해가 투자 판단에 필수적이다.

기술력엔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겠지만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게 어렵다.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후방 산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좋은 기술을 선별해낼 수 있다. 로컬 벤처·산업 생태계와 깊은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이런 무형의 자산을 단기간에 만들어 낼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최근 진행된 2024 더벨 VC포럼에서도 VC의 글로벌 진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진수 신한벤처투자 글로벌 본부장은 "현지 '이너 서클'에 진입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대관계를 쌓아 올려야 한다"며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투자팀의 무형자산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하게 성과를 내려 했던 게 해외진출을 더 어렵게 만든 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봤다. 정책적 산업 육성을 통해 빠르게 수출 성과를 올렸던 한국의 신화가 VC의 글로벌 진출에 과도한 조바심을 내게 만든 건 아닐까.

그간 VC들이 마치 재화를 수출하듯 한국에서 쌓은 모험투자 ‘실력’을 수출하려 했던 건 아닌지도 생각해 볼 거리다. 한국에서 갈고 닦은 경쟁력으로 해외에서도 돈을 벌겠다는 수출기반의 사고보다는 더 큰 목적과 이유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만난 데브라 피티 SV인베스트먼트 미국법인 매니징 파트너의 말이 힌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SV인베스트먼트가 미국에서 결성중인 1억달러 규모의 미국펀드를 총괄하는 그는 펀드의 역할에 대해 ‘연결’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벤처 생태계를 가진 보스턴과 세계 최고 CDMO 인프라를 가진 한국의 연결에서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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