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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모회사 밸류 넘은 코아시아세미코리아, 상장 시동CPS 45만주 대만 기관에 발행, 포스트밸류 2565억…지배구조 재편

조영갑 기자공개 2024-07-04 08: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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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아시아그룹의 투자유치 기업이 종속사 '코아시아세미코리아'로 결정되면서 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스케일업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밸류 산정 과정에서 모기업 코아시아의 시총을 뛰어넘는 포스트 밸류를 인정받아, 향후 코스닥 상장의 가능성 역시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코아시아는 이를 대비,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재무 건전성을 안배한 종류주식(CPS)을 발행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아시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코아시아세미코리아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전환우선주(CPS) 45만주를 발행, 총 405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코아시아세미코리아는 투자금을 운영자금으로 분류했다. AI 반도체 칩 설계와 관련 인건비, 외주비, 판관비 등으로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CPS는 대만의 투자 기관인 'Sheng Bang Investment Corporation'이 전량 인수했다. Sheng Bang Investment Corporation은 대만 주베이시에 위치한 투자 법인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투자기관 대신 대만 투자기관을 택한 점이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코아시아그룹의 오너인 이희준 대표는 삼성전자 대만 주재원을 지내면서 대만에 두터운 네트워크를 쌓은 인물이다. 이 대표의 인맥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 코아시아그룹 계열사인 'CoAsia Electronics Corp'는 대만 증시에 상장돼 있기도 하다.

일각에선 코아시아세미코리아가 CoAsia Electronics Corp의 사례처럼 대만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맞수가 소재한 대만에 상장할 이유가 적고, 코스닥 상장사인 코아시아(모회사) 주도로 지배구조까지 재편했기 때문이다. 내년께 코스닥 상장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아시아는 코아시아세미코리아 유상증자에 앞서 해외에 산재 코아시아세미(COASIA SEMI)의 연결 실체를 정리했다. 코아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COASIA SEMI SINGAPORE PTE. LTD.' 지분 100%를 86억원에 코아시아세미코리아에 넘기고, 코아시아가 직접 코아시아세미코리아 유상증자에 참여해 '코아시아→코아시아세미코리아→COASIA SEMI SINGAPORE PTE. LTD.' 식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했다. 104억원을 투입했다.

코아시아세미코리아가 코아시아의 100% 종속회사가 됐기 때문에 향후 보유 지분가치 계상이나 지분법 이익 발생 국면에서도 코아시아의 이익이 극대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PS가 향후 보통주로 전환되면 Sheng Bang Investment Corporation의 지분율은 약 16%, 코아시아의 지분율은 84% 가량이 된다. 후속 대형 투자를 받아도 지분율 방어에는 충분한 수치다.

여기에 코아시아는 부채로 분류, 부채비율을 높일 수 있는 CB(전환사채) 대신 발행조건에 따라 자본계정으로 분류할 수 있는 CPS를 발행, 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재무 건전성에도 신경을 썼다. 지난해 말 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283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부채총계만 471억원 수준이라 부채가 더 쌓이는 데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밸류다. 이번 CPS를 발행하면서 주당 9만원의 발행가액을 책정했다. 가액대로라면 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포스트 밸류는 2565억원 수준이다. 코아시아의 3일 현재 시가총액은 2534억원 수준이다. 첫 투자 유치에서 모회사의 밸류를 뛰어넘은 셈이다.

삼성전자와 텐스토렌트의 AI 칩 설계 협력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텐스토렌트는 인텔 수석부사장, AMD 부사장을 거친 AI 칩 설계의 거두 짐 켈러(James B. Keller)가 이끄는 회사다. RISC-V(리스크 파이브 설계표준) 기반 AI칩 설계 부문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코아시아세미코리아가 텐스토렌트의 3nm(나노미터) 급 AI칩 설계를 수주, 회사의 성장이 예견되면서 높은 밸류를 책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디자인하우스 파트너(DSP)인 코아시아그룹이 텐스토렌트와의 '브릿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COASIA SEMI SINGAPORE PTE. LTD.' 지분 양수 전 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188억원, 부채총계는 471억원, 결손금은 300억원 수준이다. 49억원의 매출액과 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아시아그룹에 수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코아시아 측은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된 공시에서 "반도체 부문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반도체 부문 모회사를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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