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 배터리 공장 준공]일본차 텃밭 동남아에서 꺼내든 승부수는일본브랜드 현지생산 체제 구축…현대차는 '전기차'로 대응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04 10:15:1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1조 5000억원을 투자해 세운 배터리 합작 공장 HLI그린파워가 3일 가동에 들어갔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가 17일부터 생산되는 전기차 코나 EV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전체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 역시 세워뒀다.동남아 시장은 아세안이라는 국제 공동체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가 회원국이다. 10개 회원국을 더하면 인구는 7억명, 국내총생산(GDP)은 3조7000억달러(약 5100조원)에 이른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만 350만대 수준으로 국내의 2배를 뛰어넘는다.
이들의 강점은 내부적으로 끈끈한 경제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는 데서 나온다. 아세안 국가들은 2018년부터 현지화율 40% 이상인 완성차를 상호 수출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외국 기업이 아세안의 한 국가에서 자리를 잡으면 다른 국가로 사업영역을 넓히기 수월하다는 뜻이다.
물론 현대차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점유율 상위권에 일본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도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토요타가 점유율 30%대로 1위를 지키고 있다. 4위까지 모두 일본차 회사들이고 현대차는 5위에 머물고 있다.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판매량이 많은 태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차 회사들이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 중이다. 현대차 혹은 기아가 일본차 대비 우위에 있는 나라는 베트남 정도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훨씬 오래 전부터 투자해 완성차 및 부품의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소비자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토요타가 처음 태국 자회사를 세운 시기는 현대차가 설립된 1967년보다 이전인 1962년이다. 이후 토요타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영역을 넓혀 동남아 각지에서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랜 시간 일본차 회사들이 해왔는데 배울 수 있는 노하우가 있으면 배워서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내세운 해법은 전기차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2022년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경쟁력을 고려하면 동남아에서 내연기관차로는 일본 브랜드에 밀려도 전기차에서는 확고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전기차 7475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43.8%) 1위를 차지했다.
현지 전기차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세안은 세계적 친환경 추세에 따라 전기차 도입 정책들을 속속 수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량 중 20%를 전기차로 채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수백곳인 전기차 충전소를 2400곳으로 늘리고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최종 목표는 2060년 탄소 중립 달성이다.
태국은 2030년 전기차 생산량 30% 달성을 내세우고 전기차 가격을 2200~4800달러가량 낮출 수 있는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진행하는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기존 1000여곳에서 1만곳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장비 제조회사에게 소득세 면제 혜택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급성장하는 동남아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건 현대차만이 아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눈에 띈다. 중국 우링은 2022년부터 전기차 우링 에어 EV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중국 호존오토는 지난해 3월 태국에서 전기차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중국 1위 전기차기업으로 꼽히는 BYD 역시 태국에서 공장을 짓고 있고 최근에는 필리핀 공장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중국 저가차 공세에 대해 "결국 판단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라며 "최고의 품질과 성능, 원가적인 측면에서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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