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바이오시밀러 '지각변동']동아에스티, 스텔라라 집중전략…생산 밸류체인 '에스티젠'10여년 꾸준한 연구개발, 스텔라라 시밀러 상업화 목전…CDMO 사업도 속도
김형석 기자공개 2024-07-16 08:59:13
[편집자주]
많은 산업이 그렇듯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모방에서 탄생했다. 바이오 신약개발 성과에 앞서 바이오시밀러의 부흥이 먼저 있었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한 시밀러는 개발도 용이할 뿐 아니라 사회적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체제로 환영받는다. 제약사바이오 입장에선 신약개발에 본격 뛰어들기 전 중간 도약대로도 활용한다. 최근 주요국에서 시밀러 허가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움직임까지 추진되면서 시장 판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에스티가 바이오시밀러 도전한 건 10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기업과 합작사까지 만들 정도로 상당히 공을 들였던 분야다.하지만 다수의 제약사들도 동시에 뛰어든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1~2개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결실을 앞두고 있다.
밸류체인 측면에서 바이오시밀러 생산 시장을 노린 또 하나의 카드도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전담하는 계열사는 에스티젠바이오다. 출시를 앞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생산은 물론 글로벌 임상시험용 바이오의약품 원료 및 완제품 제조 사업으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제약사와 JV로 시작, 1~2개 물질 연구에 집중 '효율성' 차원
동아쏘시오그룹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고민한 건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실질적으로 가시화 된 건 2010년대 들어서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의 조인트벤처인 디엠바이오가 전진기지가 됐다. 디엠바이오가 보유한 2종의 바이오시밀러 과제가 지금의 자산으로 이어졌다. 당시 허셉틴 시밀러 물질인 DMB-3111, 건선치료제 스텔라라 시밀러 물질인 DMB-3115이 있었다.
이 과제를 이어받은 건 동아에스티다. 현재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DMB-3115'가 유일하다. 2019년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네스프 시밀러인 DA-3880의 기술수출(L/O)에 성공한 뒤에도 추가 파이프라인 확대를 자제했다.
이는 전통 제약사라는 동아에스티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1932년 설립된 동아에스티의 핵심사업은 ETC(전문의약품) 개발과 판매다. 합성의약품(스몰몰큘)을 중심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집중해온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과 파이프라인 구성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출시를 앞둔 DBM-3115의 개발 과정에서도 동아에스티의 바이오시밀러 연구 전략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1년 9월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항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연구 경험이 없었던 동아에스티 입장에선 물질 선택을 비롯한 초기 연구 속도를 위해 협업을 선택했다.
과거 바이오의약품 개발 경험이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로트로핀(성장호르몬), 모티리톤(기능성소화불량제) 등 기존에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은 모두 단백질 기반의 바이오시밀러였기 때문에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선 경험이 부족했다. 메이지세이카파마와 1년 이상 물질 탐색 후 연구를 결정한 대상이 DBM-3115였다.
동아에스티는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이 아닌 만큼 관련 파이프라인도 최소화했다. 다양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바이오시밀러에서 여러 물질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에 대한 유럽과 미국 허가당국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유럽은 올해 하반기, 미국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전통제약사로 바이오시밀러 외에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유력한 소수의 물질만 집중해서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에스티젠바이오, 그룹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초기지
동아에스티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한다면 이에 대한 생산기지는 에스티젠바이오가 맡는다. 출시를 앞둔 DMB-3115의 생산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다.
에스티젠바이오 설립은 2011년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체결한 포괄적 업무제휴의 후속조치였다. 당시 글로벌 GMP 규격에 적합한 바이오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핵심이었던 상황에서 에스티젠바이오가 탄생하게 됐다.
이 때문에 2015년 설립 당시 동아쏘시오그룹과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51%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했고 나머지는 메이지세이카파마가 맡아 자금과 바이오사업 연구에 힘을 보탰다.
이후 2021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보유한 주식 111만7200주를 추가 취득하며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율은 80.40%다.
사명을 보면 동아쏘시오그룹 내에서 에스티젠바이오에 거는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에스티젠(STGEN)’은 ‘Science Technology Gene’의 약자다. 바이오 산업 내에서 동아쏘시오그룹의 역량 강화 의지를 강조하며 당사의 미래 비전과 목표를 더욱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에스티젠바이오는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 총 8000리터 규모의 cGMP급 항체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와 일본 시장에 상용화 제품을 유통하고, 유럽과 미국에 임상시험용 바이오의약품 원료 및 완제의약품을 제조·공급하고 있다.
DMB-3115의 생산을 전담하는 에스티젠바이오의 역할은 향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DMB-3115 생산을 계기로 위탁개발(CDO)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도다.
생산시설 확충으로 에스티젠바이오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514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액은 177억원에서 6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흑자 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매출 확대와 더불어 적자폭은 크게 줄였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에스티젠바이오가 DMB-3115의 생산을 맡으면서 그룹의 바이오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단일항체 및 재조합 단백질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 유전자·세포 치료제(CGT) 등의 차세대 모달리티의 의약품 생산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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