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조선업 실적개선 '본격화'...신용도 열쇠 '지연 공정'⑧삼성중공업 등급상향,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는 전망 '긍정적'
안정문 기자공개 2024-07-18 13:26:30
[편집자주]
2024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됐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4월부터 6월까지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올해는 유독 기업들의 실적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고금리 등으로 인한 재무 부담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으로 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졌다. 더벨은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넓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계가 긴 터널을 지나고 실적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신용도의 키는 지연없는 공정이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인건비 상승압력과 운전자본 부담이 꼽혔다.상반기 정기 신용평가 결과 4곳이 조정 대상에 올랐다. 1건은 등급상향, 3건은 전망의 상향조정이다. 등급상향기업은 삼성중공업, 전망 조정기업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 한화오션이다.
◇주요 조선사 줄줄이 흑자전환
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정기 평가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 안정적'으로 높이고 한화오션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꿨다.
조선업은 실적 턴어라운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채산성 높은 엔진부문과 계열 조선 3사의 대규모 물량에 힘입어 2022년 하반기 가장 먼저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 삼성중공업도 저가 잔고를 털어내면서 2023년 1분기 흑자 전환했고 한화오션도 2024년 들어 본격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조선가는 2021년 이후 상승해 2000년대 호황기 최고 선가에 근접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 선종인 대형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탱커선의 선가는 본격적 선가 상승 전인 2021년 6월 말보다 40% 정도 올랐다. 주요 조선사들은 잔고를 크게 늘려 3년치 안팎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이후에도 조선업계의 실적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확보된 고가 잔고의 건조 비중이 증가하며 매출 성장과 수익성 제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 등 원가 상승압력은 높지만 건조물량들의 평균 선가 구성이 원가 상승분을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밋빛 전망의 근거 가운데 하나는 수급 상황이다. 당분간 신조 발주량은 2021~2022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인 LNG선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선도의 선주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대체연료 추진선, 이산화탄소·수소·암모니아 등 신에너지 운반선의 초도 발주도 진행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내 및 중국 대형 조선사들의 잔고가 2~3년치 이상 확충됨에 따라 적정 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경쟁업체들의 친환경선박 및 LNG선 점유율 확대, 사용중단 일부 야드의 생산재개 가능성 등은 중장기 수급여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반기 신용도 키 '공정부하 제어'
한국기업평가는 조선업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기평은 긍정적 전망을 상중하로 또 한번 세분화했는데 조선업은 이 가운데 하에 위치했다. 사업환경은 중립적이지만 세부등급은 상을 받았다. 한기평이 산업별 등급전망에 긍정적을 부여한 업종은 조선과 자동차 뿐이다.
한기평은 하반기 조선사 신용도 행방의 키를 지연없는 원활한 공정으로 꼽았다. 저가 프로젝트가 건조물량에서 오래 남게 되면 수익성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익 창출이 가능한 프로젝트들도 지연되면 인플레이션 노출로 채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최근 조선업체들은 대부분 프로젝트를 지연 없이 마무리하고 있다. 외주비 인상과 공정 효율화 투자, 정부 지원방안 등을 통해 인력 소요에 대응하면서 저가 물량들을 순차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기평은 "신규 인력의 신속한 작업 숙련화, 자동화 등 공정 효율의 개선, 사업장 내 안전사고 발생 및 노사문제의 최소화 등을 통해 공정 진행률이 적절히 관리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조선업계의 리스크가 될 만한 요소로는 인건비가 있다. 강재가격은 안정화됐지만 인건비와 외주비는 1~2년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본투자 부담은 감내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잔고확충 과정에서 선수금을 수령해 운전자본부담을 통제했다. 중기적으로는 운전자본투자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무안정성과 대체자금조달능력, 영업현금창출력 제고 전망 등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업체들은 양호한 재무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 관련 기대감을 짚었다. 나신평은 "해군력 증강 필요성이 높아진 미국이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최근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를 결정했다"며 "국내 조선사의 미국 내 사업기반 확대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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