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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리밸런싱 나선 SK그룹 '일단 지켜보자'⑤배터리 부담 큰 SK이노·SK온 등급전망 '그대로'…A급 화학 계열사 '부정적' 평가

이정완 기자공개 2024-07-15 13:10:47

[편집자주]

2024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됐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4월부터 6월까지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올해는 유독 기업들의 실적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고금리 등으로 인한 재무 부담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으로 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졌다. 더벨은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넓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 재편(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그룹을 신용평가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적자가 지속되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만큼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도 SK그룹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온을 유심히 살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현상 유지'를 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선 SK이노베이션을 하이일드(High Yield) 등급으로 평가하는 곳도 나타났지만 일단 하반기까지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다만 화학업황 부진 직격탄을 맞은 SKC와 SK어드밴스드는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아야 했다.

◇SK이노, 글로벌 신평사 투기등급 매겼는데…국내선 여전한 'AA급'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최근 정기 신용평가를 마치고 변동된 등급 혹은 등급 전망 결과를 제시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그룹 차원에서 사업 구조조정 전략 세우기에 한창인 배터리 사업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시선에 주목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8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다시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 경쟁력 덕에 호황세가 뚜렷해져 우려 요소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6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한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3315억원의 영업적자로 10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미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지난 3월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와 설비 투자 부담을 이유로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노치(Notch) 낮췄다. 지난달 무디스도 'Baa3, 부정적'으로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해 투기 등급 목전에 있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각 'AA, 안정적', 'A+, 안정적' 평가를 받아 전과 동일한 등급을 사수했다. 물론 이들도 배터리 실적 부진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캐팩스(CAPEX)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 규모 캐팩스 투입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정유와 윤활유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점을 양호하게 평가 받았다. 2022년 유가 급등 덕에 연결 기준 3조9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지난해 감소하긴 했으나 1조28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윤활유 사업에서만 1조원 수준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올해 1분기도 정유에서 6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둬 선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도 언제까지 배터리 부진을 기다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리밸런싱 과정에서 알려진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역시 등급 방어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평이 우세하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차입 부담이 커 실질적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SK온 분기별 실적(출처=한국신용평가)
결국 신용평가사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신용도 결정 요인은 SK온의 이익 창출 여부다. 하반기부터 미국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생산도 안정화될 것이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더불어 늘어난 차입을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SK온은 1분기 말 16조원 가까운 순차입금을 기록해 2022년 말 7조원, 지난해 말 13조원에서 지속 증가세를 유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K온이 추가적인 프리IPO를 포함한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자본성 자금 조달 환경이 저하될 경우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C·SK어드밴스드, 업황 부진 '직격탄'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선방했지만 화학사업 계열사인 SKC는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정기평가 이후 ‘A+,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가 선제적으로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는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동일하게 평가했다.


역시 수익성 부진이 가장 주된 원인이었다. 지난해 화학부문은 물론 이차전지 소재 사업 수익성이 동반 저하돼 21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C는 1분기에도 76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저하된 와중에도 폴란드 공장 신축 공사가 이어져 차입금 증가를 막을 수 없었다. 올해 1분기 SK피유코어를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찾았지만 1분기 말 기준 2조5000억원의 순차입금을 나타냈다.

SK디스커버리 계열 SK어드밴스드도 부정적 등급 전망을 피하지 못한 계열사다.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중국발 공급 과잉 탓에 2년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A-, 부정적' 평가를 받아 A급도 위태롭다.

다만 이들 계열사 등급 전망 하락에도 공모채 발행에 끼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어드밴스드는 지난 4월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은 뒤 총 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섰다. 수요예측에서 950억원의 주문이 들어온 덕에 최종적으로 85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등급전망 하향 조정이란 악재가 있었지만 매달 이자를 지급하며 리테일 수요에 집중한 전략이 유효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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