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에서 '따따블'이 사라졌다. 따따블은커녕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 아래로만 내려가지 않아도 다행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하반기 시작인 7월 초부터 코스닥 공모 시장 온도가 싸늘하게 식었다.하반기 첫 코스닥 입성 기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 거래를 3만4450원에서 마쳤다. 공모가 대비 20% 빠진 가격이다. 지난 15일 상장한 엑셀세라퓨틱스의 상장일 종가 역시 공모가 대비 17% 가량 낮은 8330원이었다.
잇따른 공모가 하회 사태를 시장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내 훈풍이 들었던 상반기 IPO 시장 분위기와 너무 상반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코스닥에 입성한 27곳 중 16곳의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대비 1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대 이상의 상승률을 낸 곳도 수두룩하다. 상장과 동시에 2~3배 가격 급등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기였다.
공모가의 최대 400%(따따블)까지 오르기도 했던 상장 첫날의 주가 상승은 긴 세월 회사를 키워 자본시장에 처음 입성한 기업들에게 일종의 '보너스'였다. 어렵게 공모주를 확보한 주주들 입장에선 상장 첫날 곧바로 고수익을 남기고 엑시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특히 비상장 시절 시리즈 투자를 통해 주주로 들어온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겐 장기 투자 결실을 자축하는 가산점 같은 의미였다.
당연시 받아오던 보너스가 하반기 들어 일순간에 사라진 셈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사실 예정된 수순”이라고 봤다. 그는 “그렇잖아도 상반기 IPO 시장 분위기는 훈풍을 넘어 버블이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오던 차였다"면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밴드 상단 초과 사례가 서서히 줄기 시작하더니 시장 투심이 한순간에 돌아서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새내기들 입장에선 타격이 있다. 엑시트만을 기다려 온 FI들 눈치도 봐야하고 첫 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한 기업이란 불명예를 쓰는 것도 부담스럽다. 하반기 상장이 예정돼 있는 기업들 대부분이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의연하게 사태를 받아들이는 곳도 있다. 최근 한 상장사 대표와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주가는 어차피 기업 실체에 맞게 현실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상장일 주가가 너무 높게 형성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뿐더러 주주들을 위해서라도 현실적인 주가에서 기업 성장에 맞게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견해다.
처음엔 덜 달콤할 수 있겠지만 기업 본질 가치에 맞게 순리대로 오르는 주가가 결국엔 모든 주주에게 이롭다. 보너스를 선지급받고 시작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진짜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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