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TK 스타트업 견문록] "VS-101, 미국 임상 2상 진입 임박…기술이전 청신호"③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 "경쟁사와 비교해 독성 적고 효율적, 상용화 확신"
대구=이기정 기자공개 2024-07-23 09:06:27
[편집자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67%가량이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않다. 과거 섬유 등 제조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 산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등장했다. 더벨이 지역 벤처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는 투자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약품을 만들어보고 싶어 창업을 결정했다. 지자체 및 투자사들의 도움으로 성장해 이제는 임상개발, 해외진출, 전략기획 등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 보유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올 하반기 미국 임상 2상을 통해 글로벌 방사선 민감제 분야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지난달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인라이트벤처스 본사에서 만난 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사진)는 회사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해외 바이오 기업 공략에 집중해 내년에는 방사선 민감제 'VS-101'의 기술이전을 성공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년 설립된 브이에스팜텍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효과를 증폭시키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국내 임상 1상을 마치고 미국 임상 2상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임상 성공 후 기술이전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방사선 민감제' 시장 기회 포착, 빠른 성장세 보이며 '두각'
1980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학사를 졸업했다. 이후 대우로지스틱스 해외사업부, 대원제약 전략기획실과 신규사업부를 거쳤다. 2015년 SCM생명과학으로 이직해 총괄이사를 지냈고 2017년 임상개발 및 신약개발 회사인 클립스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클립스에서 퇴직 후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한 기회로 방사선 민감제 기술을 알게 됐다. 그는 "당시 과학기술진흥원에서 기술 심사를 요청해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방사선 민감제를 접하게 됐다"며 "너무 좋은 아이템이라는 생각에 인라이트벤처스에 소개를 했는데 직접 기술을 키워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는 인라이트벤처스보다 액셀러레이터(AC) 와이앤아처에서 먼저 받았다. 와이앤아처는 대구에 지점을 두고 지역 투자에 활발한 하우스다. 박 대표는 "와이앤아처에서 사무실을 제공 받아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었다"며 "추가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메디허브)'의 지원으로 의약품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구에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다만 사업 특성상 방사선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같은 연구가 대구에서는 불가능해 서울에 부속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브이에스팜텍이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한 바이오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VS-101을 특허 수준에서 기술 이전을 받은 후 국내 식악처 임상 1상 승인까지 3년, 미국 임상 2상 승인까지 2년이 걸렸다"며 "이외에도 처음 임상을 진행한 두경부암의 의귀난치성의약품(ODD) 신청과 유방암 임상 2상을 신청해 진행하는 등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임상도 모든 용량의 환자군에 동시 투약하는 것으로 방식을 변경하면서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미국 식약처(FDA)와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C 통해 임상 비용 확보…"상장 후에도 지속성장 이어갈 것"
회사의 성장 터닝포인트로는 2022년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와의 만남을 꼽았다. 고 대표는 유한양행이 기술이전한 렉라자를 개발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기술이전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고 대표의 강의를 듣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며 "특히 도전 정신과 기업 문화를 강조하는 내용에 감명을 받았고 이후에도 따로 만난 자리에서 겁먹지말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회상했다.
현재 박 대표는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추진과, 기술이전을 진행할 글로벌 제약사를 물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기술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임상 자체는 걱정이 크지 않다"며 "다만 임상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중간에 임상이 중단될 수 있어 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에게서 투자를 받으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미국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같은 부분들을 공감하고 있기에 실제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사선 민감제 시장의 성장성과 VS-101이 보유한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방사선 민감제 시장은 1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며 "VS-101은 다른 개발회사들의 경쟁 후보물질과 비교할 때 독성이 적고 효력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강점 덕분에 임상 문턱만 넘는다면 실제로 사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리서치기관에 조사를 의뢰했고 대다수 전문가 의사가 처방을 하겠다는 결과물을 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브이에스팜텍은 기술이전이 마무리되면 2026년 상장에 도전할 생각이다. 박 대표는 "상장 목표 시점은 2026년이지만 올해 말까지 상장을 위한 기초 준비를 모두 마칠 계획"이라며 "다만 상장 후에도 교모세포종(뇌·척수 조직에서 발생되는 종양) 연구, 타 암종으로의 영토 확장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