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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스타트업 견문록/thebell interview] "엠버로드, 현장 전문성 담은 'AI 솔루션' 차별성 확실"③임언호 대표 "서비스 경쟁력 자신, 성과 도출 못하면 비용 받지 않을 것"

이기정 기자공개 2024-07-17 08:23:31

[편집자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67%가량이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않다. 과거 섬유 등 제조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 산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등장했다. 더벨이 지역 벤처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는 투자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버로드의 인공지능(AI) 솔루션은 현장 전문가가 직접 만들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저렴하고 효과적이다. 만약 엠버로드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1년 이내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계약금을 모두 반납하는 조건을 걸어도 될 정도로 서비스에 자신이 있다."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액셀러레이터(AC) 와이앤아처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임언호 엠버로드 대표(사진)는 회사의 AI 솔루션이 산업 제조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솔루션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비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엠버로드는 포스코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현장 전문가가 제조 공정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해 비용을 절감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는 포스코에 솔루션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산업군으로 영토 확장 꾀하고 있다.

◇알파고 통해 '인공지능' 기회 포착, 동료들과 포스코서 '스핀오프'

1984년생인 임 대표는 한국기술교육대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포스코에 입사해 현장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포스코 내부 AI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됐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AI 솔루션을 철강이 아닌 다른 산업군에도 적용해보고자 독립을 결심했다.


임 대표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친구들이 대부분 포스코 현장직에 취직을 했는데 공채에 도전해보고 싶어 대학에 진학했다"며 "주변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결국 공채로 포스코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속 엔지니어로 활동하다가 2016년 알파고를 접하게 됐고 산업계에서도 AI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 회사에 건의했다"며 "여러 전문가들과 포스코 공정에 도입이 가능한 솔루션을 연구했고 실제 적용해 400억원 규모로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이점은 처음부터 AI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전체를 100으로 놓고 보면 AI를 활용하는 영역은 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현장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AI가 이를 보조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는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 이 과정에서 뜻이 맞는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이들과 포스코 내부에서 하던 일을 제조업 전체로 확대하자고 뜻을 모아 사내벤처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분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무 경험 무장해 고객사 설득…사스 도입해 영토 확장 목표

엠버로드는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지만 고객들로부터는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았다. 임 대표는 "기존에도 AI 솔루션 업체들이 있었지만 현장에 너무 취약하다는 고객사들의 하소연이 많았다"며 "창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고객사들이 사업 모델에 공감해준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고객사가 많지는 않지만 솔루션을 접한 곳들은 90%가량이 기존 경쟁사에서 엠버로드의 솔루션으로 전환했다"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무 경험이 있다는 부분이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고객사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현장 이해도가 높다는 부분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임 대표는 "기존 경쟁사들은 솔루션 도입 이전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에만 수개월이 필요한데 엠버로드는 현장 지식을 바탕으로 이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산업별로 제조 공정의 기본 원리가 유사한 부분이 많아 수월하게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제 막 산업계에서 AI 솔루션 시장이 개화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에 고객사를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엠버로드 자체적으로도 많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어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는 "현재는 고객사 확보와 기능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중기적으로 범용화된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26년에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모델을 바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도 현재 미국과 베트남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고객사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국가의 기업에도 솔루션을 제공하는게 어렵지 않아 수월하게 고객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엠버로드 본사가 위치한 포항 체인지업 그라운드

◇투자사 도움으로 성장기반 마련, 지역 '인프라' 개선 절실

엠버로드는 설립과 동시에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와이앤아처, 스파크랩, 디탬프, 대경지역대학기술지주 등이 투자사로 참여해 9억원을 베팅했다.

임 대표는 "엠버로드는 기본적으로 포스코에서 정말 많은 지원을 받았다"며 "또 지역 투자사들이 연구 인프라 제공, 보금자리 확보, 고객사 인프라 등을 제공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기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았는데 덕분에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임 대표는 지역 스타트업이 수도권 기업들과 비교해 인프라 환경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지역에서 직원 채용이 어려운 부분은 포기하더라도 정부지원사업 발표나 투자사 미팅, 행사 등이 모두 수도권에서만 열리고 있다"며 "일주일 중 20%는 이동에만 시간을 투입해야 할 정도로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으로 진행하려고 해도 투자사 등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기 때문에 결국 수도권으로 올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부분만 해결이 돼도 지역에서 창업하려는 스타트업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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