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새내기 PE]'중고신인' 에버마운트, 바이아웃 역량 '눈에 띄네'신승호 대표·허주원 부대표, 직접 투자기업 경영…'IRR 100%' 바임 엑시트로 LP 눈도장
이영호 기자공개 2024-08-12 08:03:5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프라이빗에퀴티(PE)에 첫 투자가 갖는 의미는 크다. 첫 투자 성패에 따라 사세가 '스노우볼'처럼 커지기도 하고, 업계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첫 출발을 잘 끊었다면 출자자(LP)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추가 출자가 이어지고, 입소문이 나 또 다른 LP들도 투자금을 제공한다. 시장에서 신뢰가 쌓이면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더 큰 투자를 해나가는 선순환이 이어진다.이러한 관점에서 에버마운트캐피탈매니지먼트(이하 에버마운트)는 기분 좋은 출발에 성공한 '중고신인'이다. '스몰미드캡 바이아웃'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며 2018년 11월 출범한 하우스다. 마수걸이 투자까지는 장장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업력은 5년이 넘었지만 사실상 새내기 PE와 다름없는 이유다.
◇마수걸이 투자로 '잭팟', 바이아웃 역량 입증
에버마운트의 첫 작품이자 히트작은 2021년 인수했던 필러·스킨부스터 업체 '바임'이다. 투자 2년 만에 프리미어파트너스(이하 프리미어)에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200억원을 투자해 약 700억원을 회수했다. 내부수익률(IRR) 100%라는 호성적을 거두면서 LP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현재는 바임에 다시 200억원을 재투자해 프리미어 주도 경영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
바임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원동력에는 대주주로서 경영 전반을 책임진 에버마운트의 역할이 컸다. 에버마운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키맨인 신승호 대표와 허주원 부대표 두 인물이 바임의 경영진으로 직접 등판했다. 신 대표가 바임의 최고경영자로, 허 부대표가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참여해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PE는 통상적으로 인수 후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포트폴리오 기업 경영을 맡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에버마운트의 행보는 남다르다. PE 투자 운용역이 직접 포트폴리오 기업 밸류업 해결사로 나서 체질 개선에 '올인'하기 때문이다. 실제 바임 경영 당시에도 신 대표, 허 부대표는 서울 소재 에버마운트 사무실이 아닌 대전의 바임 본사에 상주하며 직접 현장에서 근무했다.
그 결과 바임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실적 성장을 이뤘다. 2021년 매출 39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에서 2022년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7억원, 3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194억원, 당기순이익 114억원을 기록하며 수익률까지 크게 높아졌다. 필러·스킨부스터 시장의 확대와 높은 제품 경쟁력이 받쳐줬지만, 전문 경영의 효과도 컸다는 분석이다.
신 대표, 허 부대표 모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친 컨설턴트 출신이란 점을 십분 살린 결과다. 신 대표가 전체적인 투자 방향성과 투자 전략을 구상하면 허 부대표가 타깃 기업 밸류업 전략, 세부 과제를 수립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신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MBA를 졸업했고 BCG를 거쳐 한앤컴퍼니의 자회사 한앤컴퍼니 CSG에서 바이아웃 포트폴리오 오퍼레이션을 담당했다. 허 부대표는 KAIST 경영공학과를 졸업한 후 줄곧 BCG에 몸담으며 M&A 자문, 기업전략 수립, PMI 프로젝트 등을 수행해온 인물이다.
◇"회사의 고급인재가 돼드립니다"
에버마운트는 바임 바이아웃, 바임 재투자 이후 하우스 세 번째 신규 투자를 물색 중이다. 바이아웃 전문 하우스를 표방한 만큼 다음 투자는 경영권 매입이 될 전망이다.
에버마운트의 투자 타깃은 명확하다. 톱-다운 딜 발굴 방식을 바탕으로 시리즈 A~B 규모의 초기 기업을 선별한다. 또 경영참여로 회사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경영 상황 전반을 분석해 회사가 직면한 문제점들을 구조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과제를 수립, 실행해 기업가치를 성장시킨 바임 모델을 재연하겠다는 목표다.
신생 PE인 만큼 자금력이 뛰어나진 않다. 블라인드펀드가 없고 투자 건마다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약점을 극복하고자 에버마운트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타깃기업의 경영권 매각을 설득한다. 대다수 초기 기업들이 겪는 '인력난'을 공략한다. 초기기업은 인지도, 비용 문제 등으로 역량 있는 전문경영인, 전략 수립 담당자를 구하지 못한다. 회사가 성장 전환점에서 제대로 크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에버마운트는 경영권 매입 후 에버마운트의 키맨들이 직접 회사의 고급인재가 돼 일하겠다는 메시지를 앞세운다. 잔뼈 굵은 컨설턴트 출신들이 나서 회사를 성장궤도에 올리겠다는 게 하우스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강점이다. 에버마운트는 차기 바이아웃 투자에서도 투자 기업에 상주하며 경영과 밸류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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