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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ard Change]'임플란트 빅3' 디오, 오너 빠진 이사회 FI로 채웠다창업주 일가 35년만에 물러나, 공동경영 '에이치PE·나이스투자' 주축

김지효 기자공개 2024-08-19 08:11:24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8: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오는 1988년 설립돼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내 임플란트 기업이다.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과 함께 국내 3대 임플란트 기업으로 꼽힌다.

디오의 창업자인 김진철 회장과 그의 동생인 김진백 부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약 36년간 디오에 몸담아왔다. 이들은 최대주주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나이스투자파트너스로 변경된 이후에도 줄곧 디오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경영권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실적 악화와 PE 운용사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니즈가 겹치면서 경영 쇄신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가 나이스투자파트너스의 우군으로 등판해 이사회 구성부터 디오 전반을 바꿔나가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에도 변함없던 이사회 '오너 일가' 중심

디오의 최대주주는 이미 6년 전 FI인 나이스투자파트너스로 바뀌었다. 나이스그룹 계열사인 나이스투자파트너스는 2018년 3월 특수목적회사(SPC) 디오홀딩스를 설립해 디오 지분을 인수했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디오 이사회는 일부 변화가 생겼다. 이사회 구성원 4명 가운데 2명이 교체되고 1명이 추가돼 총 5명으로 늘었다.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왔던 김진철 회장의 아들인 김태영 디오 전무가 내려오고 나이스에프앤아이(현 나이스투자파트너스) 정용선 대표이사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기존에 디오가 선임한 찰리 리(Charlie Lee) 사외이사도 같은 시기 이사회에서 빠졌다. 그는 경영학 분야 전문가라는 이유로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이사회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장과 KEB하나은행 자문위원을 지낸 금융 전문가인 김광식 사외이사, 법무법인 신의 대표변호사인 탁동헌 사외이사가 새 구성원이 됐다.

감사도 변화가 생겼다. 2001년부터 재직한 손영철 감사는 물러나고 김현근 감사가 그 자리를 채웠다. 김 감사는 농협중앙회 상무와 농협 하나로유통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기존 이사회 멤버 가운데 김진철 디오 회장과 김진백 부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았다. 이후 일부 사외이사 교체와 직위 변경은 있었으나 2023년까지 김 회장과 김 사장은 이사회에 잔존했다.

정용선 나이스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이사회에 진입했지만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FI가 최대주주지만 여전히 창업주 가문이 경영권을 쥐고 있어 FI의 경영권 매각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실제로 나이스투자파트너스는 2021년부터 디오 매각에 나섰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휴젤 창업자로 잘 알려진 홍성범 상하이서울리거 회장이 이끄는 세심 컨소시엄이 2022년 디오 경영권 인수에 근접했지만 끝내 무산되면서 나이스투자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계속 미뤄졌다. 이후 다른 PE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또한 무산됐다.

◇'공동경영' 에이치PE 등판, 오너일가 위주 이사회 쇄신

오너 일가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디오 이사회 분위기가 바뀐 건 에이치PE가 등판하면서부터다. 에이치PE는 올해 3월 신종자본증권(전환사채)를 매입하는 형태로 디오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나이스투자파트너스와 공동경영 지위를 확보했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는 수년간 매각을 타진해왔지만 여의치 않자 투자유치로 전략을 선회하고 펀드 만기를 연장했다. 에이치PE와 공동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에 나서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에이치PE가 공동경영에 나서면서 이사회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가장 큰 특징은 오너 일가의 퇴진이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김진백 부회장은 지난 3월 28일자로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진철 회장도 4월 11일자로 이사회를 떠났다.

오너 일가가 떠난 자리는 에이치PE가 선임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지난 5월 27일 선임된 김종원 대표이사는 에이치PE가 선임했다. 에이치PE는 디오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겠다고 계획하고 디오 경영권 확보 전부터 100여명의 국내 임플란트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적임자를 물색했다. 김 대표는 앞서 덴티스와 메가젠임플란트에서 해외영업을 맡아왔던 국내 임플란트 업계 전문가다.

에이치PE를 이끌고 있는 한수재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 정용선 대표이사 역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았다. 사외이사로는 김형신 전 농협중앙회 서울지역 본부장이 새로 선임됐다. 3년 전 이사회에 합류한 조현익 사외이사도 재선임되며 총 5인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꾸려졌다. 감사에도 에이치PE 투자심사역인 천석규 상무가 새로 선임되며 에이치PE에 힘을 더 실어줬다.

오너 일가가 빠진 이사회를 통해 에이치PE는 디오 경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오는 올해 상반기 장기간 회수되지 않은 미회수 매출채권을 대손 처리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이에 상반기에 영업손실 415억원, 당기순손실 431억36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와 동시에 27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결정했다.

에이치PE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 재무상황 개선 등 새로운 경영진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필요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사주 소각도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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