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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리밸런싱' 승부수]"'배터리 부담' 통제 가능"…국내외 신평사 모두 '긍정적'①SK E&S 수익성에 주목…글로벌 양대 자문기관도 합병 '찬성' 권고

정명섭 기자공개 2024-08-21 14:08:52

[편집자주]

SK그룹의 미래는 배터리 계열사 SK온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는 에너지-통신-반도체에 이어 SK가 낙점한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수년간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SK온 구하기'는 어느덧 그룹 차원의 과제로 부상했다. SK가 장고 끝에 내놓은 묘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더벨은 배터리 전환 '딥체인지'를 완수할 통합 SK이노베이션의 현황과 외부 평가, 시너지 효과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2024년 핵심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SK온 경쟁력 강화'였다. 에너지 사업의 한 축으로 배터리를 점찍은 2018년부터 지금까지 설비투자에 들인 금액은 40조원이 넘는다. 남은 투자 규모는 28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여 배터리 계열사 SK온뿐 아니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까지 부담이 커졌다. 연초부터 그룹 차원에서 SK온을 SK엔무브,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와 합병하는 등의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 온 이유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로부터 배터리 사업 구조 개편에 관한 자문을 받기도 했다.

SK그룹은 치열한 논의 끝에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 합병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SK E&S를 붙여 배터리 사업이 살아나기 전까지 견딜 수 있는 현금흐름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SK의 승부수는 일단 국내외 신용평가사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 등 제3자의 시선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들이 공통으로 언급한 키워드는 '안정적 수익 창출', '배터리 부담 제어'였다.

◇국내외 신평사들 모두 긍정 평가…"SK E&S 합병으로 배터리 부담 통제 가능"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통합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투자 부담으로 외부자금 조달을 늘려 재무부담이 빠르게 늘어났는데,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SK E&S와 살림을 합치면 투자금 소요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입장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흡수합병하면 이익창출 규모가 확대되고 현금창출력이 제고되면서 투자자금 소요에도 이전 대비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한국신용평가는 "합병 이후 강화된 현금창출력을 통한 배터리 투자 부담 통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통합 SK이노베이션이 재무안정성 제어 여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SK E&S가 신규 투자에 드는 자금을 자체 재원으로 대응하며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하는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동시에 추진되는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합병에 대해서도 "SK온의 차입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 매출액은 37조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033억원이었다. 작년 말 기준 보유 현금은 8844억원에 달한다.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양사 합병이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4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과 전망에 대해 'BB+ 안정적(Stable)'에서 'BB+ 긍정적 관찰대상(Credit Watch Positive)'로 변경했다. 관찰 대상(Credit Watch)은 S&P가 90일 이내에 신용등급을 재평가하겠다는 의미다. 'Positive'가 붙었다는 건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S&P는 "합병법인의 재무 전망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개선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재평가하겠다"며 "이번 합병으로 모회사인 SK㈜의 지원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하면 SK이노베이션의 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도 통합이 SK이노베이션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봤다. 무디스는 작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합병법인의 매출은 이전보다 14%, EBITDA는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 E&S의 현금창출력이 더해진 결과다. 다만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Baa3, Negative'로 평가했는데, 향후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여부가 신용등급 상향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양대 자문기관 합병 '찬성' 권고

글로벌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신평사들의 입장과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오는 27일 통합 SK이노베이션 출범 안건을 표결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주주들에게 합병 지지를 권고했다.

두 기관은 주주총회가 열리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총회 안건을 검토해 주주에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분석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들은 양사 합병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통합 법인의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현재와 미래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리포트에서 "양사 간의 합병이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급속하게 진행되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수익성을 향상하고 재무적 안정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합병비율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규정된 방법을 따랐고 기업가치 평가도 공정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ISS는 국내 동종업계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수준을 고려하면 SK E&S의 기업가치가 충분히 납득 가능하고 합병으로 주당순이익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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