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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밸류업 포텐셜]HDC현대산업개발, 디벨로퍼 진화에 쏠린 눈자체 사업 '광운대역세권' 개발 앞두고 주가 훈풍, 국민연금 보유량 증가세

신상윤 기자공개 2024-08-23 07:56:08

[편집자주]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상장사가 많지 않은 건설업계도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선언한 건설사는 없는 실정이다. 더벨은 국내 상장 건설사의 사업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잠재된 밸류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대표 건설사 중 한 곳이다. '아이파크'로 잘 알려진 주택과 더불어 건축, 플랜트 등 종합건설사 면모를 갖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DC그룹의 뿌리이기도 하다. 건설과 금융, IT 및 소재 그리고 레저 등을 아우르는 HDC그룹은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HDC그룹 내에는 4개 상장사가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만 시가총액이 유일하게 1조원을 넘는다. 건설주로 분류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몇 년간 경쟁사들과 비슷하게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주당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데다 안전사고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가 측면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안전사고 여파가 주가에 일정 수준 반영된 데다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비가 4.5조원이 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이 연내 분양과 착공을 예고하면서 시장의 호응도 끌어내고 있다. 이는 디벨로퍼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광주 화정 사고 이후 최고가, 오름세 이어가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21일 장 중 한때 2만6450원에 거래되면서 최근 1년 사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식 거래 마지막날 1만4600원에 장을 마쳤던 주가를 고려하면 올해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 1월 10일 종가였던 2만5800원을 넘어섰다는 덴 의미가 크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그해 1월 11일 광주 화정동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우려가 짙어진 데다 이후 건설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이 맞물려 주가는 한동안 1만원 미만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주가가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등락폭이 크진 않지만 꾸준히 주가가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1만2000원을 넘어선 뒤 오름세를 이어 올해 7월엔 2만원선을 돌파했다. 최근까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해 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최근 1년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배당·자사주 활용, 국민연금 지분 확대 눈길

HDC현대산업개발은 주식 투자 요소 중 PBR만 따져보면 다소 저평가된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PBR은 0.31로 최근 5년 평균(0.45)를 밑돈다. 1보단 낮은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시장에선 평가한다. 광주 화정동을 비롯해 안전사고로 인한 사업 및 재무적 리스크가 원인으로 꼽혔다.

정부가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나서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동참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로선 참여 계획이 없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수립해 주주들과 소통하겠다는 방침이다.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지난 2월 HDC현대산업개발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했다. 2024~2026사업연도에 별도 순이익의 20% 이상을 현금 배당하고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과거 3년간 600원으로 고정됐던 배당금도 올해부터 7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부터는 사업연도 매출액과 신규 수주 전망치도 제시하고 있다. 주주들과 접점도 넓히고 있다. 올해는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9차례에 걸친 기업설명회(IR) 행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자리를 가졌다. IR 행사 참여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달라진 행보다.


이와 맞물려 국내 대표적인 기관 투자자 국민연금이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확대에 나선 점은 눈길을 끈다.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 투자 확대는 통상 주식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이달 12일 기준 국민연금은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10.1%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만 해도 6.55%에 그쳤던 국민연금의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보유량은 약 반년 만에 크게 늘었다. 국민연금이 광주 화정동 사고 직후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대규모 처분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시 주가 상승에 대한 신뢰감을 가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주주환원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인 자기주식 매입이나 소각은 아직 수립된 방향이 없다. 지난해 상반기 200억원을 투입해 172만8530주를 취득한 것이 유일하다. 이를 포함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기주식은 173만8000주(2.6%)다.

◇광운대역세권 개발 가시화, 3인 전문경영인 체제 고수 여부 관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매출액과 수주 전망치를 각각 4조2718억원, 4조8529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수주금액을 뛰어넘는 수치다.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우량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사업성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이다.

30조원을 웃도는 수주잔고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말 전체 수주잔고 중 9조4318억원(31.3%)이 자체 사업이란 점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많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연내 착공을 준비하고 있어 본격적인 매출 인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사를 넘어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은 23만7874㎡ 규모 부지에 주거복합 및 상업업무시설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이르면 오는 11월 중 착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 외 용산철도병원 부지개발이나 공릉역세권개발 등도 디벨로퍼 역량을 확대하는 사업들로 평가된다.

▲HDC현대산업개발 2024년 상반기 말 수주잔고.

재무구조 개선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잠재 요소다. 올해 상반기 말 HDC현대산업개발 부채비율은 146% 수준이다. 예년보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 리스크가 높지 않은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말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보강 규모는 2조6431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10%가량 줄은 수치다. 전체 신용보강 가운데 86.6%에 달하는 부분이 본 PF에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 단계는 15% 미만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안전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미등기 임원에서도 사임한 이래 경영과 안전, 재무 등 부문별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3인의 임기가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인 만큼 향후 거버넌스 변화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자체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주주소통 강화 등을 이어가고 있다"며 "하반기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 등이 본궤도에 오르면 성장 모멘텀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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