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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LG, 아쉬운 주가·실적에도 재무건전성은 '탄탄'[경영성과]⑧'지주사 한계’ 주주·실적지표 대체로 부진, 부채비율 낮고 현금 많아

김지효 기자공개 2024-09-23 08:17:4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4: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지주사들은 실제 가치보다 더 할인되는 경우가 많다. 지주사가 보유한 자회사도 상장돼 있어 기업가치에 ‘더블카운팅(중복 계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주사 할인이다. 국내 금융 지주회사들과 해외 기업들이 자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유지하면서 모회사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주사 LG도 지주사 할인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업 중 하나다. 자회사들이 대부분 상장돼 있어 기업가치가 누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LG는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률 인상, 자사주 매입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LG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적 또한 KRX300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번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배당수익률은 평균치 2배, 재무건전성도 '우수'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LG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73점으로 산출됐다.

'경영성과' 지표는 기업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기업을 점검하는 투자 관련 항목들로 구성했다. 기업 실적은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를 평가했다. 재무건전성 평가를 위해서는 부채비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의 항목을 포함했다. 투자 관련해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배당수익률을 평가했다. 비교 대상은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각 지표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LG는 이 항목에서 55점 만점에 31점을 받았다. 평점은 5점 만점에 2.8점으로 집계됐다. THE CFO가 평가한 6개의 공통지표 가운데 가장 낮다. 각 평가지표의 점수는 극단으로 갈렸다. 11개 평가 항목 가운데 5개 항목이 만점인 5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6개 항목은 최저점인 1점에 그쳤다.

LG는 재무건전성이 유독 돋보였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모두 만점으로 채점됐다. LG의 연결기준 작년 말 부채비율은 11.98%로 평균치(91.96%)보다 10분의 1 수준이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도 -1.19%이다. LG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현금은 2조1069억원, EBITDA는 1조7768억원에 이른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나 단기 투자자산이 장기 부채보다 많다는 의미다. 종합하면 LG는 부채비율이 낮고 순현금이 많은 상태로 재무건전성이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이자보상배율은 40배로 평균치(9.72배)의 2배 수준이다. LG의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5997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조5890억원에 이른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갚기에 충분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ROA도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LG의 ROA는 4.72%로 평균치(3.76%)보다 20% 이상 높았다.

배당수익률은 3.61%로 이 또한 평균치(1.42%)의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LG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이상을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배당정책을 세워뒀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 3100원을 지급했다. 2022년 배당수익률은 3.7%, 2021년에는 3.4% 등을 기록했다.

◇주가 ’지주사 한계’, 실적 지표도 ‘평균 이하’

다만 지주사라는 한계는 분명했다. 주가와 관련한 평가 지표는 대체로 평균을 밑돌며 1점을 받았다. PBR은 0.51배로 평균치(2.38배)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주가수익률도 12.1%로 평균(25.74%)보다 한참이나 낮았다. TSR 또한 16.19%로 평균치(27.64%)에 미치지 못했다.

LG는 자회사 대부분이 상장돼있다. LG화학, LG생활건강, LG전자, LG유플러스 등이 그렇다. LG CNS가 유일한 비상장 자회사다. 이같은 자회사 상장은 지주사인 LG 주가가 만년 저평가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LG의 주가는 지난해 1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최근 주가는 8만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다.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도 대체로 좋지 않았다. LG의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3.61%로 집계됐다. 평균치(4.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성장률은 마이너스(-)18.15%를 기록했다. 지난해 LG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5890억원으로 1년 전 1조9413억원보다 감소했다.

ROE는 5.31%로 평균치인 6.82%를 크게 밑돌았다. ROE는 기업이 자기 자본을 활용해 1년 간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는 나타내는 지표로 경영 효율성을 의미한다. ROE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자본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LG는 지난해 말 기준 30조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자본이 27조원에 이른다. LG의 보수적 경영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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