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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업비트 vs 빗썸]코인 불황에 '경쟁 아이템' 떠오른 스테이킹③빈자리 공략 vs 앞선 서비스 출시 '엎치락뒤치락'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23 09:20:4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테이킹은 이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주요 사업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5개 원화거래소 중 고팍스를 제외한 업비트(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4개 거래소가 스테이킹을 지원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은 스테이킹에서도 맞붙었다. 스테이킹 서비스를 처음 출시한 시기도 비슷하다. 빗썸은 첫 출시 후 리브랜딩을 거치며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갔고 업비트는 베타서비스 종료 후 정식 서비스를 내놓는 전략을 취하면서 차이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운영방식 디테일도 달라졌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 개수를 늘릴 수 있는 투자 방식으로 하락장에서 더 인기를 끈다. 업계서는 연초와 달리 하반기 들어 가상자산 거래가 주춤해졌기에 스테이킹 경쟁이 다시금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락장에서 수익 내는 스테이킹, 거래소 모두 뛰어들었다

스테이킹은 은행 정기예금과 유사하다.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고정(락업)해두면 이에 따른 보상을 정해진 주기에 따라 받을 수 있다. 락업된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 보안 유지 등 목적에 따라 사용된다. 생태계가 원활히 운영되는 데 일조하고 코인을 받는 하나의 채굴방식이다.

개인이 직접 검증인(밸리데이터) 노드를 운영하면서 스테이킹을 하기는 쉽지 않다. 최소 락업 수량, 기술적 지식 등 허들이 높다.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스테이킹을 선택하는 이유다.

스테이킹에 있어서는 빗썸이 업비트를 앞질렀었다. 2020년 4월 스테이킹을 출시하고 여러 가상자산 발행 재단과 협업해 종류를 늘려갔다. 업비트는 같은 해 9월 베타버전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시 자회사로 뒀던 디엑스엠(DXM)의 스테이킹 솔루션을 사용했다.

출시 후 빗썸은 서비스 종료 없이 리브랜딩을 거치면서 스테이킹을 이어갔다. 반대로 업비트는 약 4개월간 베타버전 운영 후 약 1년 반 뒤인 2022년 1월 정식 서비를 출시했다. 그 사이 DXM 법인은 청산했고 업비트가 직접 노드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업비트 스테이킹의 첫 상품은 이더리움2.0이었다. 경쟁사에 없던 스테이킹 종목을 가져와 차별화를 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회차 총 모집 수량은 640이더리움(ETH)이었는데 출시 5분 만에 모집 물량이 꽉 차면서 완판됐다. 이에 수량을 1280ETH로 늘려서 다시 한번 모집했고 이 역시 1분 만에 수량을 채워 종료했다. 당시 시세 기준 73억원에 달한다.


◇업비트는 '보상률' 빗썸은 '편리함' 승자는?

업비트 스테이킹이 강세를 보이자 빗썸은 2022년 11월 '빗썸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일단위로 입출금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사실 이는 국내 거래소 중 코인원이 가장 먼저 선보인 기능이기도 하다.

스테이킹은 '언스테이킹 기간'이라는 큰 단점이 있다. 락업을 해지하고 출금하려면 적게는 몇시간에서 길게는 21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에 거래소는 고객 위임 물량 중 일부를 예비용으로 빼두고 일부만 네트워크에 락업해두는 방식을 채택했다.

출금 요청이 들어오면 예비 물량에서 고객에게 자금을 즉시 지급하면서 대응한다. 혹은 거래소 보유 자금으로 고객에게 선지급 후 추후 언스테이킹 기간을 거쳐 반환되는 코인을 거래소가 수취한다. 자유 입출금 예금 상품의 이자율이 낮은 것처럼 이 스테이킹 방법은 보상률이 낮다.

업비트에는 이런 기능이 없다. 정식 스테이킹만 존재한다. 업비트에서는 언스테이킹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대신 보상이 높다. 19일 코스모스(ATOM)의 연 보상률은 업비트 17.85%, 빗썸 3.26~3.66%다. 이더리움은 2.9% 대 0.79%로 2.11%p 넘게 차이난다.

양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고도하하고 있다. 업비트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출시 후 코스모스, 에이다(ADA), 솔라나(SOL) 등 종목을 5개까지 늘렸다. 특정 회차에 선착순으로 참여해야 하던 초반과 달리 현재는 수시 참여가 가능하다.

빗썸도 한번 더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과거에는 스테이킹이라는 단어에서 해지가 어렵다는 점을 연상케 한다며 '플러스'라는 서비스명을 내세웠었다. 하지만 스테이킹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 인지도를 쌓아가면서 올해 5월 다시금 스테이킹이라는 명칭을 선택했다.

스테이킹 경쟁은 가상자산 하락장일수록 심해진다. 고객 매매세가 둔화되면 정기적으로 코인 개수를 늘릴 수 있는 스테이킹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치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스테이킹 수익으로 고객 보상의 10%를 수취한다.

아직 거래수수료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잔고가 증가할수록 수익도 커질 전망이다. 업비트의 경우 작년말 1조원이었던 스테이킹 예치금이 3조원으로 200% 증가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이 스테이킹을 가상자산 침체기에 매출처가 될 수 있는 주요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며 "대형사 두 곳이 이미 서로 다른 스테이킹 서비스 방향을 설정했고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 스테이킹 서비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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