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리니지 피로감, 엔씨소프트 '호연' 임무는 선입견 타파28일 출시, 장르 차별화 무게…탈리니지 행보 계속
황선중 기자공개 2024-08-29 15:08:25
[편집자주]
신작 출시는 게임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사실상 실적을 좌우하고 주가를 움직이게 하는 분기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회의 순간일 수도, 반대로 막대한 비용 폭탄을 마주하는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시장 경쟁구도를 뒤바꾸는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게임사 명운을 짊어진 신작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희 회사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계신 이용자분들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다".엔씨소프트 신작 <호연> 개발을 총괄한 고기환 캡틴은 최근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미디어 시연회에서 기대 성과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한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회사를 향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그만큼 <호연>은 신선함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PC·모바일게임 <호연>을 한국·일본·대만 시장에 동시 출시한다. 이 게임은 다채로운 개성으로 무장한 60여종의 캐릭터를 입맛에 맞게 수집하고 전투하는 내용이다. 캐릭터마다 고유 특성이 상이한 만큼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투 형태는 달라진다. 여기까지는 여타 게임과 대동소이하다.
차별점이 있다면 이른바 스위칭 전투 방식이다. 통상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대다수 게임은 하나의 전투 방식을 고수한다. 예를 들어 여러 캐릭터를 동시다발적으로 활용하는 실시간 전투 방식이거나 혹은 여러 캐릭터를 하나씩 차례대로 조종하는 턴제 전투 방식이다. <호연>은 두 가지 전투 방식을 오가는 구조를 택했다.
<호연>이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장르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고 캡틴은 "호연은 (대표적인 서브컬처 게임인) '원신'이나 '명조'를 타깃으로 만든 게임이 아니다"라며 "원신은 싱글 게임이라면 호연은 필드 기반 다수 이용자가 함께 즐긴다"라고 설명했다.
◇<호연> 통해 부정적인 선입견 지워내야
엔씨소프트가 차별화에 각별한 신경을 쏟는 이유는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이른바 '모바일 리니지 삼총사'로 먹고 살았다. 구체적으로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가 다년간 핵심 성장동력 역할을 했다. 모두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이다.
문제는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이용자의 피로도가 쌓여가면서 비롯됐다. 엔씨소프트의 성공을 지켜본 다른 게임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슷비슷한 게임을 쏟아낸 탓이다. 비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엔씨소프트는 예전만큼의 위상을 떨치지 못하게 됐다. 해외 진출도 모색했지만 대만을 제외하고는 기대 이하의 성과에 머물렀다.
더군다나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알게 모르게 퍼졌다. 국내 게임업계 '맏형'과도 같은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게임사와 경쟁하지 않고 내수 시장만 공략한다는 비판이었다. 이용자의 공격적인 과금을 유도하는 수익구조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그때부터 엔씨소프트는 기존 색깔과 다른 게임을 선보이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퍼즐게임 장르 <퍼즈업 아미토이>는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했다. 액션게임 장르 <배틀크러쉬>도 출시 2개월 만에 동시접속자수가 수백명대로 주저앉았다. 이용자의 과금 부담을 최소화한 MMORPG 장르 <쓰론앤리버티>도 투자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를 거뒀다.
그만큼 이번에 출격하는 <호연>의 최대 임무는 무엇보다 부정적인 선입견을 지워내는 일이다. <호연>이 유독 차별화를 강조한 이유도 시장에 회사가 달라지고 있다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만약 <호연>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내년 엔씨소프트가 출시할 대작들이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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