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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펀드 직접 출자' 인수법 난항, 금감원 접촉도 '아직'대주주 적격성 심사 위한 사전 교류 전무, '연내 종결 희망' 한양학원 난색

남준우 기자공개 2024-09-05 08:07:3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의 한양증권 인수 협상기간이 일주일 연장됐다. KCGI는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고유 계정 자금을 출자, 즉 프로젝트 펀드의 위탁운용사(GP)이자 출자자(LP)로 이번 인수전에 나설 계획이었다. 다만 다른 출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더 큰 허들도 기다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낀 M&A 딜의 경우, 사전에 금융감독원과 교류하며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는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KCGI는 아직까지 금융감독원과 어떠한 교류도 없었다. 펀딩에 성공하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 연말까지 딜을 종결해야하는 한양학원 입장에서는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현재 고유 계정 자금과 프로젝트 펀드를 함께 활용해 한양증권 인수를 준비 중이다. 다올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OK금융그룹 등을 프로젝트 펀드 출자자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로젝트 펀드 출자에 난항을 겪으면서 우선협상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일주일 가량 미룬 9월 둘째주까지 연장했다.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한양학원은 이 같은 소식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과 KCGI는 지난달 말 경영자 미팅을 가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KCGI는 이 자리에서 풍부한 고유 계정 자금을 활용한다면, 원활하게 한양증권을 인수할 수 있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다만 향후 경영 등을 고려했을 때,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증권사를 비롯한 다른 출자자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KCGI가 프로젝트 펀드의 GP임과 동시에 해당 펀드의 LP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하우스의 실탄이 풍족하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방법이다. 실례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작년에 그로쓰캐피탈(성장 기업 투자) 펀드를 결성할 때도 이 같은 방식을 활용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당시 펀딩에 난항을 겪자, 본계정에서 608억원을 출자해 펀드를 결성했다. 이런 식으로 자기 돈을 태우면 펀드에 출자한 LP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KCGI가 아직까지도 금융감독원과 이와 관련한 사항을 사전에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 M&A 딜인 경우, 대주주가 사전에 금융당국과 정보를 교류하며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로젝트 펀드가 한양증권 인수 주체가 된다면 '일반법인'이 대주주로 들어서는 셈이다. 이 경우 금융감독원이 진행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출자금의 네 배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는 요건과 더불어 부채비율도 200% 이하로 맞춰야 한다. 더불어 현재 의혹 받고 있는 파킹 거래 등과 관련한 질적 심사 기준도 깐깐해진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 딜 종결성에 의문부호가 발생할 수 있다. 한양학원은 늦어도 연말까지는 딜을 완주하고 매각 대금을 정산받아야 한다.

이번 한양증권 매각은 한양학원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다수 사업장에서 발생한 1000억원 상당의 채무를 갚아야 하기에 진행되는 딜이다. 한양대병원의 경영난도 주요 배경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KCGI는 현재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과 어떠한 사전 정보도 주고받지 않았다"라며 "딜이 진행되는 경과가 이전 사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조금 결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매도자 측 관계자는 "한양학원은 늦어도 연말까지는 매각 대금을 정산받아야 부실을 막을 수 있다"며 "아직까지 금융감독원과 아무런 소통도 없는 상태에서 SPA 체결까지 지연되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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