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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정우진호 10년 성과평가]스타트업서 맺은 이준호 회장과 인연, '믿을맨' 거듭비창업자 출신 대표 중 최장수, 외형 성장·먹거리 다양화 성과

최현서 기자공개 2024-09-19 07:56:57

[편집자주]

NHN은 2013년 8월 네이버로부터 게임 사업을 인적분할해 탄생한 곳이다. 얼마 뒤인 2014년 1월 수장을 맡은 정우진 대표이사가 지금껏 NHN을 이끌고 있다.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실적으로 보면 5000억원대였던 매출을 10년만에 2조원대로 불렸다. 게임 외 클라우드, 페이, 웹툰 등 다양한 사업을 성장 엔진으로 달았다. 다만 최근 들어 부침도 겪고 있는 모양새다. NHN은 계열사 다수를 정리하는 '다이어트'를 선언한 상태다. 이 역시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정 대표가 10년동안 이룬 성과와 숙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우진 대표는 2014년부터 NHN을 이끌고 있다. 네이버와 NHN이 인적분할한 직후부터 10년 넘게 수장을 맡고 있다. 게임업계 전반을 보면 창업자가 아닌 인물이 그것도 10년간 회사를 끌고 있는 건 정 대표가 유일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의 바탕에는 정 대표에 대한 이준호 NHN 회장의 신뢰가 있다. 정 대표는 이 회장이 세운 서치솔루션에서 첫 직장 생활을 했다. 네이버에서 캐주얼 게임 사업을 이끌며 성과를 올렸던 정 대표는 인적분할 당시 이 회장과 함께 네이버 품을 떠났고 NHN에서 이 회장의 든든한 오른팔이 됐다.

정 대표는 게임 일변도 매출 구조를 탈피하면서도 외형 성장에 성공해 이 회장의 믿음에 보답했다. 다만 매출에 비해 이익의 성장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이다. NHN의 지붕에 합류한 많은 자회사들의 성과가 좋지 않아서다. 정 대표는 최근 계열사 감축과 전통 먹거리였던 게임 사업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준호 회장 설립한 서치솔루션 입사, NHN으로 이동

정 대표가 처음 NHN의 지휘봉을 잡은 건 2014년 1월이다. 2013년 8월 네이버와의 인적분할 직후 수장을 맡은 이은상 전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면서 정 대표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만 39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NHN을 이끌게 된 정 대표는 이준호 NHN 회장과 연이 깊다. 2000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직후 '서치솔루션'이라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서치솔루션은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 부교수 시절에 세운 검색 전문 기업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에 획기적이었던 '자연어 검색 기술'을 갖고 있었다. 자연어 검색은 이용자가 문장을 검색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 도입 전까지 정보를 찾기 위한 품이 많이 들었다. 가령 '자동차 배기가스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색한다면 검색창에 '배기가스'를 입력하고 일일이 웹페이지를 넘기며 원하는 정보를 찾아야 했다.

이 회장에게 엠파스를 비롯한 여러 정보기술(IT)의 협업 제안이 들어왔다. 이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3년 후배이자 네이버컴(현 네이버) 창립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손을 잡았다. 이 GIO는 서치솔루션에 10억원을 투자하고 월 연구비 4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업 초였던 네이버컴에게 서치솔루션 지원은 큰 부담이었다. 결국 네이버컴은 2000년 5월 주식 교환을 통해 서치솔루션 지분 일부를 인수했고 같은 해 7월 서치솔루션 지분 100%를 가져갔다.

◇대표 부임 직후 마주한 위기 '웹보드 규제'

대리 시절 서치솔루션의 합병으로 네이버에 합류하게 된 정 대표는 이후 이 회장이 게임사업을 분리해 나와 만든 NHN에 따라왔다. 사회생활 5년 만인 2005년 네이버 미국 법인에서 사업개발그룹장, 2008년 캐주얼게임사업부장을 맡아 경험을 가진 인재였다.

네이버에게 캐주얼 게임은 핵심 사업이었다. 2012년 네이버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60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해 올린 매출(2조3893억원)의 25.5%를 차지했다. 검색·광고 매출(1조2065억원, 50.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네이버 게임 매출의 대부분은 한게임이 차지했고,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다수는 캐주얼 장르였다. 한게임은 지금의 NHN 모태다. 아울러 정 대표는 네이버 게임 사업의 핵심으로 떴던 인물이다.

정 대표는 이 회장의 신뢰와 업력을 바탕으로 NHN을 이끌기 시작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게임 사업 규제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월 게임머니 구입 한도 30만원 △소유 게임머니가 10만원 이상 쓰일 시 24시간 접속 제한 △게임 1회 이용 가능 게임머니 최대 3만원 등으로 채워졌다. 캐주얼 게임의 주축 중 하나는 웹보드류였기 때문에 이 규제는 뼈아팠다.


게임에 집중하려던 정우진 호는 뱃머리를 정반대로 돌려야 했다. 2013년 8월부터 12월 말까지 NHN 연결 기준 매출 2653억원의 95.4%(2533억원)는 게임으로 발생했다. 사실상 게임이 NHN 먹거리의 전부였기에 사업 다양화는 시급한 과제였다. 부임 첫 해 게임 매출 비중은 88.3%(4915억원)에 달했다.

게임 의존도를 급격히 낮췄다. 정 대표 부임 1년 뒤인 2015년 NHN의 게임 매출 비중은 64.3%(4161억원)로 줄었다. 정 대표 부임 5년째인 2019년 처음으로 게임 외 사업인 결제·광고 부문 매출(34.8%, 5182억원)이 게임 매출(32%, 4768억원)을 앞질렀다.

◇계열사 감축 돌입, 게임에는 힘 싣기 '초심으로'

정 대표는 게임 위주의 매출 구조를 탈피함과 동시에 외형 성장에도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 이 회장의 신임을 더욱 두텁게 받을 수 있었다. 2014년 NHN의 연결 기준 매출은 5569억원이었다. 만 10년을 채운 지난해 NHN 매출은 2조2696억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4배가량 성장했다. 정 대표 부임 중 매출이 역성장한 해는 없었다.


다만 내실을 채운 성장은 아니었다. 2014년 NHN의 영업이익은 11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556억원이었다. 매출은 1조원 넘게 늘어날 동안 영업이익은 400억원밖에 늘지 않았다. 특히 2022년과 지난해 각각 318억원, 2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순손실은 정 대표 부임 이후 처음이다.

내실 있는 성장이 뒤받침되지 않은 이유는 NHN의 '빛 좋은' 계열사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 대표 부임 첫해 NHN의 연결 대상 종속기업은 37개였는데 지난해 78개까지 늘었다. 10년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2018년 NHN한국사이버결제(현 NHN KCP)와 같은 알짜 자회사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다른 많은 자회사들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

NHN은 이에 따라 연결 대상 기업을 올해 내 70개 미만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계열사 감축 기조는 유지하되 전통 먹거리인 게임의 비중은 높이기로 했다. NHN의 주력 수익원인 결제와 광고는 외부 변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처럼 흥행한 게임 작품이 꾸준한 캐시카우가 된 사례를 눈여겨 보고 내린 결정이다.

결국 '본업으로 돌아간다'는 게 정 대표가 세운 최근 목표다. 이를 위해 NHN은 올해 상반기 중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하는 '페블 게임즈 코퍼레이션'에 57억원을 투자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아니지만 '픽셀트라이브' 지분 898주(10.16%)를 취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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