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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경영 전문성'으로도 맞붙는 양측"글로벌 기업 다수 경영" 영풍·MBK vs '제련업 만만히 본다'는 고려아연

허인혜 기자공개 2024-09-19 17:13:0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고려아연측이 장형진 고문과 MBK파트너스를 공격하는 이유는 상대가 경영자로서 자격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다. 원하는 것은 경영권이다. 서로 더 잘 경영할 주체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공격과 함께 자신의 자질 증명에도 나섰다.

영풍·MBK파트너스·장씨일가는 MBK파트너스의 글로벌 기업 경영 경험을 내세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유통부터 금융, 공작기계 기업 등을 운영해 성장세를 이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고려아연은 50년간 회사를 키운 것은 최씨일가라고 했다. '영풍측이 제련업을 만만하게 본다'는 불만도 임직원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중일 기업 수십 곳 경영 경험' 전문성 강조하는 연합

영풍과 MBK 연합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본 MBK의 경영 전문성을 강조한다. 영풍과 MBK를 따로 떼어보면 영풍의 경우 경영자질을 내세우지는 않고 있다. 영풍은 장씨일가와 영풍의 지분율을 통해 정당성을 주장한다. 전문성을 이야기하는 주체는 모두 MBK다.

MBK가 공개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보면 한국과 중국, 일본의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약 50곳의 기업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다. 기업의 업종을 보면 은행과 보험 등 금융계부터 유통사와 제약사, 제조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일본의 인보이스, 홍콩의 HKBN, 한국 홈플러스와 케이뱅크 등에 투자했다.


MBK는 이중 상당수 기업의 엑시트도 마쳤다. MBK 산하에서의 기업 족적을 따라가 보면 전문성이 증명된다는 게 MBK의 주장이다. MBK는 전 두산공작기계인 경남 창원 소재 DN솔루션을 예로 들었다. MBK가 2016년 인수해 2022년 매각한 기업이다.

MBK는 "DN솔루션은 MBK가 운영해 온 6년 동안 공작기계 분야 글로벌 6위에서 3위로 오를 만큼 크게 성장했다"며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확대해 제품의 퀄리티를 격상시키고 글로벌 세일즈 채널 확대를 위해 해외 채널을 인수하는 등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제련업 만만하게 본다'는 고려아연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 연합이 제련사업을 만만하게 본다는 입장이다. 제련업은 제조산업 밸류체인의 최전방에 있는 B2B 산업으로 전문성이 특히 필요하다는 게 고려아연의 이야기다.

또 제련업의 특성상 당국과의 관계나 네트워크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환경오염 등 세부적으로 들여다봐야할 요인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제 새로 진입하는 경영진이 이를 빠르고 적확하게 계승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을 발족한 때가 1974년이고 온산제련소를 설립한 것이 1978년으로 약 50년동안 일궈온 사업"이라며 "1세대 창업주부터 고려아연의 경영을 최씨일가가 맡아 운영해 왔는데 영풍측이 새 이사회를 꾸린다고 해서 고려아연이 일궈둔 레거시(legacy)를 금방 흡수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MBK의 포트폴리오 기업이 주로 유통사라는 점도 지적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의 경우 포트폴리오 기업 중 유통사의 비중이 높고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영풍측이 제련사업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부연했다.


◇"중국에 안 판다" vs "차떼고 포뗀 고려아연, 국내에 판매 어렵다"

둘 사이의 또 다른 쟁점은 국가산업의 기술 유출이다.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을 해외, 특히 중국에 팔면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영풍 측은 '중국기업에게는 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직접 중국 매각 가능성을 부인했다는 전언이다. 울산 정치권까지 영풍과 MBK, 고려아연의 경영권 싸움에 가세하면서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선 셈이다. MBK는 영풍과 함께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는 것으로 판단해달라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제련업의 특성과 사모펀드 산하 전망 등을 들어 국내에는 매각할 만한 인수자가 없을 것을 우려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기반돼야 버틸 수 있는 산업인데 R&D가 현재처럼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의 현금성자산을 신사업 등에 활용하지 않아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고려아연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신재생 에너지 등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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