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돛을 맞춰라.' 변화의 바람이 불 때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이들이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현재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고려아연이 신항로를 위한 여정에 오른 가운데 그 중심에는 MBK파트너스가 있다.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MBK파트너스의 등장은 산업계와 투자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대주주와 손잡은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PEF)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MBK파트너스의 이번 도전은 시장에 여러모로 충격을 던졌다.
국내 PEF 시장은 1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PE와 비교하면 출발이 상당히 더뎠다. 하지만 늦은 시작에도 불구하고 20여년 간 가파르게 성장하며 규모는 물론 운용의 질적 측면에서도 성숙 궤도에 올라섰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에서 1세대 토종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역할도 중요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먹튀', '기업 사냥꾼', '투기자본'으로 불렸던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 기업들의 재무적 투자자 역할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경영 전략을 실행하는 주체로 변모했다.
ESG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모펀드의 역할 또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거버넌스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기업이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는 것은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쌓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 MBK파트너스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간파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여전히 상존한다. 아직까지도 사모펀드에 대한 색안경을 완전히 거둬내진 못한 이유는 사모펀드의 경영 개입이 종종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훼손할 우려도 낳는다. 이 때문에 외부 투자자의 경영 개입이 항상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연계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MBK파트너스의 이번 행보는 사모펀드가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에 어떤 역할을 할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다. 사모펀드가 변화의 바람 속에서 돛을 맞추는 새로운 방식이 될지, 아니면 그저 바람을 따라가는 모습에 그칠지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의 경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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