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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이사 "뇌졸중 AI진단 '글로벌 1위' 노린다"미국 AI 의료시장 개화기, 진출 적기

조영갑 기자공개 2024-09-25 09:00:2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뇌졸중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목격하고, 위기감을 느꼈다."

20일 서울 강남구 제이엘케이(JLK) 본사에서 만난 김동민 대표(사진)는 인터뷰 서두에서 위기감을 논했다. 개화된 미국 AI 의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만큼 진출 시기를 놓친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절박감이다. 일본 도쿄대 첨단과학대(School of Frontier Sciences), 도쿄대 특임연구원 출신의 김 대표는 김원태 의장(창업자)를 도와 제이엘케이를 설립한 창업공신이다. 201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내 1세대 AI 진단 바이오테크인 제이엘케이는 세계 최다 수준인 13종의 뇌졸중 관련 AI 솔루션을 보유한 테크다. 국내 210여개 병원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 미국 진출을 위한 거점병원 5곳과 협력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의 초기 진단에서 부터 입원-치료-퇴원-재활 전주기를 커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AI 분석의 히스토리를 가시화해 유저에게 전달, 뇌졸중 진단의 충실한 보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국제뇌졸중컨퍼런스 ISC2024(International Stroke Conference 2024)에 참석하고, 글로벌 뇌졸중 AI 진단 시장의 팽창을 목격했다. ISC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뇌졸중 관련 학술행사다. 아직 한국에서는 개화 전 시장으로 분류되는 AI 질병 진단 시장이 이미 미국에서는 팽창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 초 미국 ISC에 참석해 미국 현지 업체, 병원 관계자, 바이어, 유저 등 다양한 주체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국 뇌졸중 진단 시장의 팽창 속도가 상상 외로 빠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이미 잠재 경쟁사들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더는 미국 진출을 미룰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제이엘케이의 잠재 경쟁사로 꼽히는 미국 Viz.AI(비즈에이아이)와 Rapid AI(래피드에이아이)는 이미 AI솔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부대 사업을 진행, 각각 1148억원, 66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선전하고 있다. 비상장사지만 이미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도 인정 받고 있다. 제이엘케이의 현 시가총액은 2000억원 언저리다.


제이엘케이는 이달 초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방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 491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뇌졸중 진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구'다. 총 발행주식 수의 31.70%에 달하는 약 513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가중산술평균 주가 대비 25%의 할인율을 적용(9560원)해 실권주 일반공모에 대한 유인 요소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제이엘케이는 이후 1주당 0.2주 비율의 무상증자도 진행한다. 김 대표는 "회사의 성장 기로에서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티샷의 에이밍은 미국시장에 맞춰져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의료시장의 42%를 차지하는 톱티어 마켓이다. 미국인이 연간 찍는 뇌 관련 CT/MRI 촬영 건수는 1억2000만 건이고,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연간 약 70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뇌졸중 회당 비급여 진료비가 1만8100원인데 비해 미국은 AI 스캔당 진료비만 1040달러(약 144만원) 수준이다. 미국시장을 잡으면 글로벌 시장의 반은 잡을 수 있다. 파급효과는 그 이상이다.

이 때문에 조달한 투자금 상당 부분은 FDA 인허가, R&D 비용(280억원)으로 투입된다. 이어 미국 내 해외법인 관련 운영자금(150억원),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구축(61억원) 등에도 투입된다. 김 대표는 "투자금의 상당량이 미국 진출을 위한 FDA 인허가에 투입될 예정이고, 이후 솔루션을 유통하기 위한 마케팅, 세일즈 조직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운영자금으로 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미 제이엘케이 AI 진단 솔루션의 기술력을 높게 치고 있다. 현지 선도기업인 Viz.AI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저 친화성을 높였고, Rapid AI가 전통적 뇌졸중 영상 분석 레퍼런스를 토대로 넓은 커버리지를 자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이엘케이는 이 두가지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사업 초기 1만4000건 수준의 한국인 뇌 MR 영상센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개발했고, 13종의 세분화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모바일 플랫폼(스내피)도 상용화했다.

김 대표는 "뇌졸중(stroke)은 암 진단과 달리 촌각을 다투는 영역인데, 가령 유저(의사)가 특정 환자의 대혈관폐색(LVO) 관련 데이터를 스내피 모바일 플랫폼으로 예후 관찰하다가 즉각 수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 "환자는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유저는 치료 시간을 당길 수 있어 양자 간 윈윈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제이엘케이의 대혈관폐색 진단 솔루션 'JLK-LVO'의 FDA 승인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제이엘케이 내부에서도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첫 FDA 승인 레퍼런스를 만든 후 3~4종의 솔루션을 추가로 승인 받고, 내년 본격적으로 미국 내 마케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10개의 거점 병원(Comprehensive stroke center)을 확보하고, 거점 병원과 협력하고 있는 일차 뇌졸중 센터(Primary stroke center) 네트워크를 단계별로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구상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해외 매출 3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노인 질환 대국인 일본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노인비율 세계 1위, 의료시장 세계 3위의 국가다. 제이엘케이는 최근 일본의 FDA 격인 PMDA에 JLK-CTP(뇌관류 CT 영상 분석 솔루션)와 JLK-PWI(뇌관류 MR 영상 분석 솔루션)의 인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김 대표가 일본 의료시장 전문가인만큼 미국에 이어 캐시카우 국가로 공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최근 업무효율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가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AI솔루션의 용처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뇌졸중은 4명 중 1명이 맞닥뜨릴 수 있는 최다빈도 질환 중 하나"라면서 "그만큼 시장의 잠재력도 크다는 이야기인데,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뇌졸중 AI진단 부문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려 이 부문 세계 1위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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