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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찾는' 모바일판 HBM, 엠케이전자 미소 삼성·SK 또 다른 경쟁 예고, 본딩 와이어 응용처 확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9-23 07:21:0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론'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단정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고객주문형 제품이라는 HBM 특성을 고려하면 당분간 수요 우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오히려 HBM은 서버를 넘어 전장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 경우 인공지능(AI)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더라도 HBM 시장은 활기를 유지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모바일 분야에서도 HBM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상대적으로 공간 및 가격 제약이 큰 모바일 부문에서는 사이즈가 크고 비싼 HBM 대체품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VFO'와 삼성전자 'VCS' 비교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바일판 HBM'으로 꼽히는 적층형 저전력 D램(LPDDR) 상용화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양사는 각각 'VCS(Vertical Cu-post Stack)', 'VFO(Vertical wire Fan Out)'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VCS와 VFO는 기본 개념은 동일하다. 복수의 LPDDR을 쌓는 것인데 여기까지는 일반 D램(DDR)을 겹쳐 만드는 HBM과 유사하다. 다만 적층 방식에 차이가 있다.

HBM에는 미세한 구멍을 뚫어 구리선으로 잇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도입된다. VCS 또는 VFO는 LPDDR을 계단식으로 올린 뒤 반도체 기판 또는 재배선(RDL)층과 금속 와이어로 연결한다. 기존에 본딩 와이어를 구부려 부착했다면 해당 메모리에서는 꼿꼿하게 본딩 와이어를 세워 잇는다. 계단 모양인 만큼 각각 길이도 다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HBM 수요가 급증했는데 가격,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등 이슈가 있다. 어느 정도 고용량을 커버하고 다소 저렴하면서도 안정성 있는 메모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VCS와 VFO"라고 설명했다.

금, 구리 등으로 만들어진 '본딩 와이어'

눈에 띄는 특징은 구식으로 여겨지는 와이어 본딩 패키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 첨단 기판에서 둥근 돌기 형태의 '솔더볼'이 도입되면서 본딩 와이어 비중은 점점 줄고 있었다. 솔더볼 대비 본딩 와이어가 여전히 많이 쓰이긴 하나 최신 제품에서는 전환되는 추세였다.

본딩 와이어가 재조명된 이유는 높은 기술 성숙도에 따른 안정성이다. 솔더볼 대비 낮은 가격대가 형성된 부분도 한몫했다. 차세대 반도체 소자인 실리콘카바이드(SiC) 등에서도 본딩 와이어가 대세를 이룬다. 주요 응용처인 자동차 산업이 안전성과 신뢰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이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이같은 특성에 주목해 VCS와 VFO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첫 시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할 방침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본딩 와이어 공급사도 주목을 받는다. SiC, 모바일판 HBM 등으로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진 덕분이다. 관련 업체로는 엠케이전자(한국), 다나카금속(일본), 니폰금속(일본), 헤라우스(독일) 등이 있다.

이중 엠케이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중국 등 고객까지 선점하면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생 본딩 와이어를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친환경 수요에 맞춘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VCS와 VFO에서도 재생 본딩 와이어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종 고객 중 하나인 애플이 2030년까지 모든 공급망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영향이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모바일판 HBM에 대해) 고객사에서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 내용을 언급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당사 본딩 와이어는 안정성을 바탕으로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VCS나 VFO에 적용할 수 있다면 첨단 제품에도 본딩 와이어가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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