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시총 3위' LG엔솔 제외, 배경엔 아쉬운 주주환원2020년 말 출범 이후 배당 '0'…대규모 CAPEX로 결손금 상태 지속
정명섭 기자공개 2024-09-27 07:29:4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14: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코스피 시가총액 3위 LG에너지솔루션의 아쉬운 점은 '주주환원'이다. 2020년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한 번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미래 성장을 위한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가 우선이기 때문이다.코스피 시총 상위 20개 기업 중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곳뿐이다. 자기주식 매입·소각 계획도 아직 발표한 적이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서 제외된 건 이같은 저조한 주주환원책에 기인한다.
◇매년 최대실적에도 배당 '제로(0)'…국내외 설비 신·증설로 결손금 누적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 기준은 크게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 평가 △자본효율성 등이 기준이다. 주주환원 요건은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했거나 자기주식을 소각했는지가 핵심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개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말 분사한 이후 작년까지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ESS 수요 확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연동 확대 등의 3박자가 들어맞은 결과다. 물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닥치기 전까지의 얘기다.
2021년 17조8519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25조5986억원, 2023년 33조7455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685억원에서 1조2138억원, 2조163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매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오면 투자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주주환원책을 제시할지 관심을 기울였다. 올해 정기 주총에선 '배당기준일을 배당금액 확정일 이후로 정한다'는 내용이 정관에 추가되긴 했으나 주주환원책은 나오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법상의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없는 상황이다. 매년 국내외 설비 투자로 조 단위의 자본적지출(CAPEX)이 단행된 영향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결손금 규모는 2021년 말 4803억원에서 2022년 말 9588억원으로 늘었고 작년 말 1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말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조4441억원이었다. 그러나 CAPEX로 10조253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조5811억원을 기록했다. 2021~2022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CAPEX가 영업활동현금을 훌쩍 넘어 2021년에 잉여현금흐름이 -2조5378억원, 2022년에는 -6조8780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잉여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창출이 돼야 주주환원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CAPEX와 배당금 지급액을 뺀 값이다. 최소한 CAPEX가 영업활동현금흐름 이내로 줄어야 배당 여력이 생긴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이 진행 중인 미국 배터리 공장 신·증설 투자는 2025년에 정점에 올랐다가 2026년부터 서서히 내려갈 전망이라 단기간에 주주환원책을 제시되긴 어려워 보인다.
◇길어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당분간 주주환원 기대 어려울 듯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당초 전망보다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도 주주환원 기대감을 꺾는 요인이다. 실제로 올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해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75.2%나 줄어든 157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의 세제혜택을 제외하면 316억원 적자였다.
2분기 영업이익(1953억원)은 전년 대비 57.6% 줄었다. IRA 세제지원을 빼면 2525억원 적자다. 손실 폭이 전분기보다 8배 커졌다. 유럽, 중국법인 외에 미국 전기차 시장마저 성장세가 꺾인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이 역성장(-20% 이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만 해도 2023년 대비 4~6%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전기차 캐즘이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커 가이던스를 수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상장 이후 매년 실적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해왔다. 그만큼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ESS LFP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를 잠정 중단했다. 비슷한 시기에 GM과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짓고 있는 얼티엄셀즈(GM 합작법인) 3공장 투자도 연기했다. 얼티엄셀즈는 2022년 율촌화학과 맺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공급계약도 최근에 해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유니클로 살린 정현석, 아울렛 경쟁력 강화 '뉴 미션'
- 한세예스24홀딩스, 이래AMS 출자로 재무 부담 '경감'
-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글로벌 성장' 전략 가속화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AK홀딩스, 'ROE 10%' 달성 방안은
- 롯데쇼핑, '인천 개발사업' 자회사 합병 배경은
- '공무원' 떼내는 메가스터디교육, 재무 영향은
- 교촌F&B, 첫 무상증자 배경 '실적 자신감'
- BGF리테일, '지주 전략가 수혈' 본업 체질개선 집중
- 한샘, '고객관리' 자회사 대표에 전략기획실장 배치
- [대상웰라이프는 지금]미뤄진 '중국 합작법인' 설립, K-건기식 돌파구는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특수가스 품는 효성티앤씨, 9200억 조달 방안은
- [애경케미칼 밸류업 점검]화학업종 다운사이클 극복할 히든카드는
- [트럼프발 K배터리 지각변동]삼성SDI, 후퇴없는 투자…'기술초격차' 전략 유지
- [SK그룹 인사 풍향계]SK네트웍스, 신사업 조직 'AI본부'로 개편…리더는 유봉운 CFO
-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결국 효성티앤씨 품으로
- [트럼프발 K배터리 지각변동]LG엔솔, IRA 변수에도 북미 투자 '정공법'
- [㈜LG 밸류업 점검]외인 사로잡은 '우상향 DPS'
- '44년 LG맨' 권영수가 본 K배터리의 현재와 미래는
- [서평]더 강력한 'MAGA'로 무장한 트럼프, '제재 폭풍'에 대비하라
- [트럼프발 K배터리 지각변동]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지원책…위기 속 기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