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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빈 부산은행장, 최대 과업 '부산시금고 사수' 성공 비결은 국민·기업은행 이겨내고 주금고 재선정…'지역 대표' 존재감 확인, 시중은행에 반격 채비

최필우 기자공개 2024-09-30 12:47:3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이 부산시금고에 재선정되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최근 시중은행과의 기업금융, 리테일 영업 경쟁에 노출된 데 이어 시금고 지위마저 내려놓게 될 위기였으나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으로 존재감을 확인했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사진)은 임기 중 최대 과업으로 여겨지는 부산시금고 재선정으로 제몫을 다했다. 방 행장은 지난해 취임해 임기를 6개월 남겨놓고 있다. 부산시금고 재선정에 이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시중은행,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구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방 행장의 남은 과제다.

◇시중은행 제친 비결 '지역밀착 행보'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24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제 1금고(주금고)에 부산은행, 제 2금고(부금고)에 KB국민은행을 선정했다. 평가 기준은 금융기관의 신용도, 대출 및 예금 금리, 지역사회 기여도 등이다. 부산은행과 KB국민은행은 4년간 시금고 운영을 맡는다.

부산은행은 24년간 부산시 주금고 자리를 지켜왔지만 올해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주금고에 도전장을 내면서 부산은행의 아성을 위협했다. 부산은행의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해도 소매금융 최강자, 국책은행과의 경쟁은 큰 부담이었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은 시금고 입찰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리테일 분야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이 지방 영업까지 활성화하면서 부산은행에서 법인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또 인터넷은행이 가파른 가계 대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부산은행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사이 고립된 형국에서 부산시금고 지위마저 잃으면 부산은행은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는 위기였다. 부산시금고 자리를 내주면 금고 운영 권리를 갖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시와의 각종 제휴 사업과 부대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부산은행은 iM뱅크(옛 대구은행)과 달리 시중은행 전환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만큼 주금고로 갖는 상징성이 절실하다.

방 행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밀착 행보가 시금고 재선정에 결정적이었다. 부산은행은 올해 금융위원회의 '2024년도 금융회사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부산 지역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우수 등급에 그친 KB국민은행보다 지역 재투자 성과가 더 나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IBK기업은행도 최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지역 인프라 측면에서 부산은행이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연임 관건, 중장기 성장 전략 재정립

방 행장은 시금고 재유치로 연임 도전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은행장으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지방 기관과의 관계 관리에 성공했다. BNK금융 산하에 있는 경남은행과 달리 부산은행에서는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별다른 연임 걸림돌이 없는 만큼 관행에 따라 1년의 추가 임기가 부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임기 반년 동안 차별화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건 방 행장의 과제로 남아 있다. 다른 지방은행과 마찬가지로 부산은행은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해 있다. 지방 인구가 줄어들고 기반 산업이 정체되면서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을 가릴 것 없이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비슷한 상황 처한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을,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핀테크 플랫폼 제휴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방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말 종료된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부산은행 CEO 승계 프로그램은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올해 말께 개시돼야 한다. 연말은 방 행장 주도로 부산은행의 2025년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다. 설득력 있는 경영 계획을 제시해야 방 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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