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SKT·하나금융, 탄탄한 지원사격·스타트업 공동 발굴②반도체 팹리스·웹3 JV 등 출자, AI 유망주 육성 박차
이민우 기자공개 2024-09-30 11:20:08
[편집자주]
SKT와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빅블러(Big Blur) 시대 최전선에 있다. 희미한 산업 경계 속 선택한 전략은 홀로서기보다 우군 확보다. 첫 손에 꼽은 동반자는 금융사다. 양측은 서로의 위기와 시장 변화에 공감대가 있다. 생성형 AI 등 첨단 ICT를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거나 기존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분 교환, 사업적 결합을 바탕으로 고객 공유와 서비스 공급, 기술 발굴 등 공동 생존 모색이 한창이다. 교집합 확대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선 통신·금융사의 연결고리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와 하나금융그룹은 지분 관계를 맺은 뒤 사업적 협력 사례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사피온의 시리즈A 투자, 올해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과의 합작법인(JV) 출자 등 상부상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 보유한 금융·통신 경쟁력에 기반한 공동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양측은 AI 스타트업 등 신규 기술, 서비스 기업 발굴 면에서도 힘을 합치고 있다. 함께 구축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십수개 기업의 사업 초반 애로사항 해소, 자체 사업 공간 등을 제공 중이다. 단순 지원 외에도 사업성 검토 등을 거쳐 직접적인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피온 시리즈A 참여·비트고 출자 등 상호 자금 교류
SKT와 하나금융은 2022년 혈맹 확대 개편 이후 상호 투자를 이어가며 결속력과 첨단 ICT 분야 사업 시너지를 키워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금융의 사피온 시리즈A 투자 참여다. 사피온은 SKT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사피온은 SK ICT 3사 합자로 탄생해 출범 초기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다만 갓 출범한 기업이었던 만큼 기대치에 걸맞는 기술력을 지녔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의 초기 투자는 큰 힘이 왰다. 하나증권이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한 덕에 사피온은 경쟁력 검증과 기업가치 5000억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힘을 받았다.
답례로 SKT도 하나금융 신사업에 지원사격을 했다. 하나금융과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 비트고에서 설립한 비트고코리아에 10억원 가량 금액을 투입해 주주로 참여했다. AI 중심 전략을 추진 중인 SKT가 외부 가상자산, 웹3 기업에 투자한 다소 이례적인 움직임이었다. 가상자산 신사업 의지보다는 파트너인 하나금융을 돕는 성격이 강했다.
업계 관계자는 “SKT도 내부 웹3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 커스터디 사업 쪽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보긴 힘들다”며 “대신 국내 가상자산 사업엔 ISMS 등 인증 획득이 필수라 통신사인 SKT 노하우와 신원증명 같은 보호조치 기술 등에서의 시너지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와 하나금융은 단순 투자 외에도 AI, ICT 협력을 위한 공동 개발도 추진해왔다. 앞서 하나금융티아이 산하 사내독립기업(CIC)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사피온과 AI 반도체 기반 광학 문자 인식(OCR) 모델 개선에 손잡았다. 더불어 SKT·하나금융 6개사의 통신·금융 데이터 기반 차세대 신용평가모델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엑설러레이팅 프로그램 구축, 실제 사업 협력도 적극 추진
SKT와 하나금융은 국내 AI스타트업 발굴, 지원도 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설계한 지원 프로젝트인 AI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론칭해 다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까지 1, 2기를 선정해 티오더, AI3 등 30개 기업을 육성 중이며 코엑스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양사의 AI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무료 사무공간 지원부터, IR 미팅 등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지원한다. AI 스타트업 사업 초기의 주요 애로 사항은 높은 개발·운영비로 인한 비용 부담과 투자자 유치 등인데 관련 걱정을 덜고 사업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 선정 기업 관계자는 “SKT와 하나금융 쪽에서 참가 기업의 IR 자료 등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를 하기도 하고, SKT 차원의 협력이나 사업 상 필요 기업 연결에서도 지원책이 존재한다”며 “다른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 비교해 SKT 등에서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SKT와 하나금융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과정에서 실제 사업 협업으로 연결된 사례엔 이해라이프스타일 등이 있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은 1개월 단위로 가구, 가전 등을 구독해 교체·반납할 수 있는 달달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SKT는 이에 주목해 자사 구독플랫폼인 T우주에 달달구독을 입점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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