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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케미칼을 움직이는 사람들]대기업 3곳 거친 조영진 상무, 국내 첫 TPC 양산 '진두지휘'④석유화학 개발 경력만 20여년…TPC 생산 설계·수율 향상에 총력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04 07:37:36

[편집자주]

2021년 11월. 애경유화와 AK켐텍, 애경화학 3개사가 합병해 애경케미칼이 탄생한 날이다. 애경그룹은 화학사업의 인프라와 노하우 등을 집약해 2030년까지 목표 매출액 4조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1.7조에 불과했다. 애경케미칼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한 투자를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올해 표경원 대표를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애경케미칼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발굴하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중국의 기술 추격을 넘어선 획기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기술력 확보 중심에는 풍부한 경험이 자리한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 경력이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경케미칼의 미래 성장동력인 아라미드 원료 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TPC) 연구개발(R&D)은 조영진 연구담당임원 상무가 총괄한다. 그는 삼성과 LG, 한화그룹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다.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익힌 그는 사업 다각화를 이루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R&D 기획과 분석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후문이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 조 상무를 바라본 애경케미칼 임직원들의 평가다. 다양한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직접 진두지휘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소재 부문의 전문성이 뛰어나 친환경 경쟁력 확보 등 디테일한 전략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알려졌다.

조 상무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 응용화학과 졸업 후 포항공대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03년 LG화학 연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0년 삼성토탈로 자리를 옮겼지만, 2015년 한화그룹에 인수되며 한화케미칼 수석연구원으로 이동했다.

조 상무는 한화케미칼에서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의 기능을 향상시킨 고부가 CPVC 사업 진출에 힘썼다. 기존 PVC보다 염소의 함량을 약 10% 가량 늘린 것으로 열과 압력, 부식에 견디는 제품으로, 한화케미칼이 처음으로 국산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험도 쌓았다. 조 상무는 수소첨가 석유수지 개발에 성공하며 한화케미칼의 에틸렌 의존도를 낮췄다. 수첨 석유수지는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생산되는 유분의 일종인 C5로 만든 석유수지에 수소를 첨가한 것이다. 성과를 인정받은 조 상무는 2021년 한화글로벌 스페셜티케미칼 연구센터장으로 승진했다.

조 상무는 지난해 애경케미칼 연구담당임원으로 영입됐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낙점한 아라미드 원료 TPC를 국내 최초로 양산하기 위한 목적이다. TPC는 항공우주 분야나 군사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특수 소재 아라미드의 핵심 원료다. 강철보다 가볍지만, 강도는 5배 이상 높고 500도 이상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그는 R&D 연구소의 조직 개편부터 단행했다. 연구개발소 산하에 R&D기획팀과 분석팀을 신설했다. 기존 R&D지원팀의 규모를 키워 2개의 팀으로 세분화한 뒤 제품 개발과 기획, 리서치 부문을 강화한 내용이 골자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신소재 부문과 기존 화학 제품의 기초연구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연구개발비도 공격적으로 확보했다. 앞서 애경케미칼의 R&D 투자액은 2021년 78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193억원, 지난해 210억원을 사용하는 등 매년 투자액을 늘려 왔다. 올 상반기도 전년 동기(108억원) 대비 4억원 늘어난 112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중도 2022년 0.89%에서 지난해 1.17%, 올 상반기 1.3%로 증가했다.

조 상무는 지난해 11월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 TPC 시제품을 양산까지 이끌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생산 설계를 구축하고 수율 향상의 임무를 맡았다. 앞서 애경케미칼은 내년 말까지 총 967억원을 투자해 TPC 양산 설비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2026년 1월부터 국내 최초로 TPC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량은 1만5000톤을 목표한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TPC 사업은 미래가 유망한 아라미드 섬유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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