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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밸류업 점검]오너가 최대주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①김남호 회장 지분율 9.01%…일찌감치 최대주주 올라 지분 승계 사실상 끝

조은아 기자공개 2024-10-14 12:22:49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공개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는 가운데 DB손해보험은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시장과 공유하지 않았다. DB손해보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4: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은 현대해상과 함께 오너 일가가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지분율은 9.01%에 이른다. 김 회장의 부친 김준기 전 회장의 지분율 5.94%, 김 회장의 누나 김주원 DB그룹 부회장의 지분율 3.15%를 더하면 18%를 넘는다.

주가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흔히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높아야 좋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렇지도 않다. 아직 지분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았을 경우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주가가 높을수록 주식을 물려주고, 또 물려받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지분 승계 사실상 마무리…주가 누를 이유 없어

김남호 회장은 DB와 DB손보를 통해 그룹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DB손보는 그룹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동시에 주요 금융 계열사들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힌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김 회장은 일찌감치 DB손보 지분을 확보해 뒀다. 1994년 한국자동차보험 시절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다. 당시 지분율이 이미 13.4%로 김준기 전 회장을 이은 2대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에 오른 건 이듬해인 1995년 3월이다.

아직 김준기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 일이 남아있지만 이미 최대주주로서 입지가 확고하다. 김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 역시 김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만큼 당장 급하게 지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결과적으로 DB손보 주가가 오너 일가의 지분 승계 필요성에 따라 억눌릴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근 20년 사이 DB손보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소폭의 부침은 있지만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4년 10월 60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는 11만 3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지분 승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현대해상과도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정몽윤 회장의 아들 정경선씨가 전무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후계 수업이 시작됐지만 지분 승계는 갈 길이 멀다.

정몽윤 회장이 22%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며 아들 정경선 전무가 0.45%를 보유 중이다. 장기간에 걸쳐 지분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가 억눌릴 수 있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주가가 높을수록 지분을 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든 증여세든 들여야 할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직접 지분을 사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주가가 높을수록 불리하다.


◇호실적 힘입은 꾸준한 배당 확대, 최대 수혜자는

배당 역시 빼놓을 수 업다.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을 경우 기업은 배당을 확대할 유인이 크다. 배당금을 늘릴수록 주요 주주가 받을 수 있는 개별 배당금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DB손보는 최근 몇 년 사이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DB손보 순이익은 2019년 3727억원에서 지난해 1조5367억원으로 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 기간 배당 역시 꾸준하게 늘려왔다.

2019년 주당 배당금은 1500원이었는데 지난해는 5300원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배당으로 나가는 돈도 비슷하게 늘고 있다. 2019년엔 949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엔 3182억원을 배당에 썼다. 좋아진 실적으로 늘어나는 현금을 그대로 배당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김남호 회장은 지난해 DB손보에서 286억원가량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249억원 등 보험업계에서 개인이 받는 배당금으론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DB손보는 앞으로도 배당을 꾸준히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DB손보는 올해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IR)에서 중장기 목표로 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인 기업이란 의미다. DB손보의 최근 3년간 주주환원율은 2021년 27.1%, 2022년 28.2%, 2023년 20.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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