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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셀트리온, 아쉬운 피드백 작업…시스템 개선 미흡[평가개선프로세스]⑦사외이사 역량 제고보단 '오너십 완비·승계' 초점

최은수 기자공개 2024-10-16 08:23:0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5: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오너나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또는 그들의 의지만으로 움직이지 않으려면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거버넌스의 선진화를 위한 첫 번째 전제다.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견제기구로서의 사외이사에 대한 선임·관리·평가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한 이유다.

셀트리온은 이사회 과반이 사외이사다. 그러나 선임된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결과도 미흡했고 더 좋은 후임 사외이사를 뽑을 때 참고할 만한 '피드백'도 없다. 아직 창업주 서정진 회장이 거버넌스를 쥐고 있으며 오너 경영 기조를 고수할 것이란 방증이다.

◇전체 지표 중 최하위, 경영성과 포함 '2점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아 총 6개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꾸렸다. 이에 맞춰 셀트리온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7점이 나왔다.

셀트리온은 총 6개 평가지표 가운데 평가개선 프로세스 영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THE CFO 자체 분석 툴에 기초한 평가 개선 프로세스에서 총 15점을 획득했다. 해당 문항은 총 7문항이며 만점은 35점이다. 셀트리온의 득점을 평점으로 환산하면 2.1점이다.

셀트리온의 평가개선 프로세스 관련 득점은 셀트리온의 이사회 평가에 따른 6개 지표 가운데 가장 낮은 추이를 보인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경영성과(2.6점)를 제외하면 3.0점 이상을 점수를 받았다. 다른 기업들의 공통지표 등과 복합적으로 고려해도 아쉬운 점수다.

세부적으로 △이사회에 관한 평가를 주주들이 파악하지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공시하고 있는가란 질문을 포함해 사외이사와 관련한 평가와 관련한 모든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 및 보완 노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지표다. 이사회 활동이 형식적인 걸 넘어 실제 경영상 의사결정을 위한 핵심 거버넌스 기구로 원활히 활동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사회 구성이나 활동 자체에서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

셀트리온이 전체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과반을 사외이사로 꾸렸고 사외이사들의 성별이나 연령 등 다양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현재로선 '요식행위'에 가깝단 뜻이다. 이사회 의장을 오너 서 회장과 오너 2세가 서진석 대표가 맡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같은 평가에 힘을 더하는 주 요인이다.

◇오너 경영 지속 가능성, 변곡점 없인 개선 여지도 낮아

셀트리온이 사외이사에 대한 '피드백'에 소홀한 데는 셀트리온이 바이오기업이라는 특수성이 한 몫했다. 통상 바이오기업은 창업주이거나 근속이 오래됐으며 연구개발에 상당한 전문성을 가진 핵심 인력의 맨파워에 기대 움직이는 구조다.

창업주 서정진 회장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서 여러 선구적인 성과를 내놓으며 국내 업계를 넘어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인물로 올라섰다. 더불어 계열관계에 있지 않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쳐 통합법인을 만든다는 범그룹적 의사결정도 내려야 했다. 오너로서 경영 일선에 복귀해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다.

그럼에도 사외이사의 역할론이 제한되며 평가제도를 비롯한 개선 프로세스를 갖추지 않은 점은 거버넌스 선진화 측면에서 볼 때 아쉽다. 당장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지 않는다 해도 기업의 전반적인 발전 방향을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에서 찾지 않는다는 방향성 또한 앞서 평가 결과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총 8명의 사외이사는 각계 전문가들로 채웠지만 셀트리온은 이들을 선임한 세부 절차나 개별 평가 등은 사실상 불문에 부쳤다. 개선 의지도 약하다. 이 프로세스가 없단 것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미미하거나 사외이사에 오너 및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로선 셀트리온의 경우 두 가지 모두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이같은 의사결정이나 운영 역시 모두 오너 서 회장의 의중과 판단에 기초를 둘 가능성이 크다.

서 회장의 업적이나 기업의 성장 가도를 볼 때 서 회장을 구심점으로 하는 경영기조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그러나 서 회장의 결정이나 용단 없이는 앞서 거버넌스 선진화의 전제인 이사회에 대한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단순한 개선을 넘어 제대로 작동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 회장은 당초 2021년 경영 일선에서 용퇴하면서 "'65세룰'을 어기면 '왕'이란 의미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었다. 다만 그는 은퇴 2년 만에 복귀해 이사회 의장이 됐고 만 67세의 나이로 이사회 의장에 앉아 있다. 더불어 지금은 오너 2세 서진석 대표를 향한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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