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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는 지금]K뷰티 '러닝메이트'서 러너로, 글로벌 승부수 띄운다①화장품 산업 구조 혁신 앞장, 북미 사업 발판 2026년 매출 3조 기대감 형성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23 07:55:37

[편집자주]

1990년 설립된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 업체의 원조다. 그동안은 묵묵하게 K뷰티의 숨은 주역'으로서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해왔다면 상황이 반전됐다. '코로나19' 이후 K뷰티가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하자 한국콜마가 주인공으로 등극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더벨은 한국콜마의 성장 스토리와 재무 상황, 미래 청사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창립 34주년을 맞은 한국콜마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 힘을 응축하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러닝메이트(Running mate) 역할에 충실해왔다면 이제 한국콜마가 직접 러너(Runner)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생산 공장 구축과 해외 조직 재정비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주인공으로 등극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작은 변화나 축적이 어느 순간을 넘어 급격하게 확산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전환점)'를 넘겨 한국콜마가 '글로벌 종합 뷰티헬스 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가 이제부터의 관전 포인트다.

◇분할 후 10년 간 영업이익 '흑자' 행진, 2023년 연결 매출 2조 돌파

한국콜마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국내에 ODM 방식을 정착시킨 원조 기업이다. 이전에는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이 제조와 판매를 직접 담당하는 구조였다. 대웅제약 출신 윤 회장이 상품 개발부터 완제품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사업을 추진했다. 고객사를 확보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현재도 화장품 업계 빅3의 경우 여전히 주요 제품은 직접 제조까지 하지만 자체 생산시설이 없는 중소형 브랜드는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주력하고 제품 개발과 생산 등은 ODM 업체에 맡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이유이자 K뷰티가 글로벌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배경이다.

생산만 하는 OEM이 아닌 직접 연구 개발을 통해 고객사에 제품을 제안하는 ODM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한국콜마 화장품 부문 매출의 95% 이상이 ODM에서 발생하고 있다.


K뷰티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6년이지만 첫 번째 전성기는 이보다 앞선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이라고 볼 수 있다. 색조보다 피부 관리에 더 중점을 둔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로드숍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화장품 업계에서 제품력은 높으나 가격이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미샤'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ODM 업체의 역할이 컸다. 당시에는 화장품 브랜드만 알려졌지만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ODM 업체들이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이다.

당시 한국콜마는 미샤의 파트너로 기초 제품에 강점을 뒀다. 이 외에도 AHC 아이크림, 조성아 스틱 파운데이션 등 유명세를 치르 제품의 제조를 한국콜마가 담당했다.

◇2012년 지주사 체제 전환, OBM 힘빼고 M&A 승부수

외형 성장을 지속하던 한국콜마는 지배 구조에 변화를 줬다. 현재의 한국콜마는 2012년 지주격 회사와 사업회사 인적분할 과정을 거쳐 설립된 곳이다. 분할 설립 후 10여년간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본 적은 있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 흑자 행진이 지속됐다. 분할 5년 만인 2018년 연결 기준 매출 1조3578억원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지주사 체제 전환 당시 한국콜마는 OBM(제조업자 브랜드 방식)사업자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ODM 노하우에 마케팅 역량을 융합해 자체 브랜드를 가진 업체로 변신을 꿈꿨다. 한국콜마가 디자인하고 제조해 다이소를 통해 '데일리코스모'라는 브랜드를 공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뷰티 산업에서 다이소의 위치와 달랐던 분위기상 저가 제품에 대한 인기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브랜드 사업에 큰 미련을 두지 않고 한국콜마는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2014년 이탈리아 코스메틱 업체인 인터코스(intercos)를, 2015년엔 미국콜마 인수를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딜이 불발됐지만 자본시장에서 한국콜마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2018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인수에 성공했고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몸집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외형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성장은 지속됐다. 2022년 1조8657억원을 찍고 2023년 연간 기준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화장품 제조업체 연우 인수 등의 이벤트도 있었지만 인디브랜드의 급성장으로 화장품 ODM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콜마가 2026년에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2의 도약 중심축 글로벌 사업, 전략 지역 북미 법 적자폭 축소 긍정적

해외 시장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며 한국콜마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과거 해외 사업의 중심축이 중국이었다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지역은 북미다. 북미 지역에서 안착한 후 중남미, 유럽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콜마의 글로벌 준비는 갑작스러운 행보는 아니다. 2016년 2016년 미국 색조화장품 전문 생산업체인 PTP(지분 51%)를 170억 원에 인수했고, 캐나다 화장품 ODM 업체 CSR의 지분 85%도 118억원에 샀다. PTP는 콜마USA로 명패를 바꿔 달았다.

2022년 원조 콜마 기업인 미국콜마에서 'KOLMAR'의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한 것이 '화룡점정'으로 평가받는다. 콜마 브랜드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지니게 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확대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밀려드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도 건립하고 있다. 내년 초 가동을 하게 되면 북미 지역에서 기초와 색조 라인 모두를 갖추게 된다.

다만 여전히 한국콜마의 별도 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ODM 비중이 높은 편이다. 북미 법인의 경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콜마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미국 지역 매출은 20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은 -38억원이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작년 상반기(-62억원)보다 적자가 축소되고 있는 점이 포인트다. 2공장 가동과 함께 실적 개선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 측은 "올해 북미 지역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며 "북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이 법인을 중심으로 유럽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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