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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MICE]벡스코 '독특한' 자본구조, 총자산 웃도는 '자본금'④2009년 대규모 자산감액손실 발생 후 굳어진 결손금, 어려워진 주주배당

서은내 기자공개 2024-10-22 07:29:48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이 시대의 핵심 가치는 '연결'과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는 MICE산업의 본질과 그대로 일치한다. MICE산업은 기업회의(Meeting)와 기업 주관 보상여행(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vents/Exhibition)를 뜻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고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한 MICE산업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벡스코는 자본금의 규모가 자산 총액을 웃도는 독특한 자본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자산의 총계가 1000억원 미만인 것에 비해 자본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인 자본금이 1189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다.

◇ 15년간 결손금 유지, 배당 어려운 구조

벡스코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933억원, 자본총계와 부채총계는 각각 819억원, 11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본총계 중 자본금이 1189억원이며 적자 누적으로 미처리결손금이 370억원을 기록 중이다.

통상 스타트업이거나 적자가 누적된 일반 회사의 경우에도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 자산총액의 크기를 넘어서는 사례는 흔하다. 하지만 벡스코의 경우처럼 자본잉여금 없이 자본금 자체가 총자산액을 넘어선 형태는 이례적이다.

자산규모(933억원)를 볼 때 벡스코의 결손금의 크기(370억원)가 적은 수준은 아니다. 보통 결손금의 크기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자본잉여금이나 적립금을 활용해 결손금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벡스코는 현재 재무제표상 자본구조가 자본잉여금 항목이 없이 자본금과 결손금 이렇게 두 항목으로 단순화 돼 있다. 때문에 주총을 통해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절차를 거쳐야만 결손금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벡스코는 1990년대 후반 회사가 설립된 후 2008년 말까지는 재무제표에 이익잉여금이 쌓여왔다. 하지만 2009년 460억원대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후로 현재까지 약 15년간은 매해 400억원 이내의 결손금 표시가 이어지고 있다.

벡스코는 시 소유 토지에 지어진 건물을 기부채납하고 이 금액을 사용수익기부자산으로 표시한 후 무상으로 사용하는 기간동안 이를 정액법의 방식으로 상각하는 회계처리를 해왔다. 하지만 이 사용수익기부자산의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금액에 크게 미달하면서 2009년 말 관련된 무형자산감액손실 465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기록했다.

이렇게 대규모 결손이 발생한 이후 계속해서 배당가능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지속되다보니 장기간 주주배당도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졌다.

다만 부산시 산하 출자기관으로서, 최대주주 부산시와 코트라, 현대컨소시엄으로 주주 구성이 단순화된 벡스코의 지배구조 특성상 감자를 해가면서까지 결손금을 줄여야될 만한 유인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벡스코와 비슷한 자본구조를 가진 곳이 킨텍스다. 킨텍스도 경기도와 고양시 지자체가 주요주주인 회사다. 킨텍스도 자산총계가 지난해 말 약 3500억원 수준인데, 결손금이 자산총계와 거의 맞먹는 3200억원이지만 자본금이 6184억원으로 자산총계의 1.8배에 달하는 독특한 자본구조를 보이고 있다.

벡스코 관계자는 "모든 건물과 토지는 부산시 소유로 1전시장의 경우 벡스코가 건설 후 시에 기부채납하고 이곳을 무상임대하는 형태이며 2전시장과 오디토리움은 관리위탁의 방식으로 시에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그룹 컨소시엄 지분 일부 부산시가 취득

벡스코는 시 산하 출자기관이나 시의 예산이 배정되는 기업은 아니다. 자체 수익활동만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형태다. 주주 구성을 보면 부산광역시가 42.5%, 코트라가 26%, 현대그룹 관계사 컨소시엄이 31.5%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초기인 1999년에는 코트라가 벡스코의 최대주주였으나 전시장 공사가 마무리되고 센터가 개장한 2001년부터는 코트라 지분율이 줄어들고 부산시와 현대그룹 컨소시엄의 지분비율이 상승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벡스코의 자본금은 1189억원으로 동일하다. 당시 부산시가 450억원(37.8%)을 출자하고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430억원(36.2%), 코트라가 309억원(26%)을 출자했다. 현대그룹 컨소시엄의 구성은 현대건설이 21.7%, 현대중공업이 8% 현대백화점이 4.7% 현대종합상사가 1.8%다.

10여년 이상 이같은 지분 구성이 지속됐고 부산시와 현대컨소시엄이 각각 37.8%, 36.2%로 비슷한 지분비율을 보유했다. 변화가 생긴 건 2013년 현대컨소시엄 보유 지분 중 4.7%가 부산시로 넘어가면서다.

벡스코 지분 구성이 달라진 것이 당시 크게 노출되지는 않았다. 2013년 현대컨소시엄에 속해있던 현대백화점이 벡스코의 부대시설을 건립하는 민간투자사업 계획 취소와 함께 컨소시엄에서 빠지게 됐다. 이를 기점으로 컨소시엄 지분 일부가 부산시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컨소시엄의 벡스코 전시장 공사 후 대가, 지분 등의 관계에 대해서 벡스코 측은 "이 부분은 주주간 계약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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