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ETF 출혈경쟁의 핵심 'KPI' [thebell desk]

이명관 기자공개 2024-10-25 08:14:1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 시장은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특히 점유율 변화에 민감하다. 고착화된 순위 구도에 조금이라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 한층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곤 한다.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부터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여타 운용사들까지 수수료를 통한 수익보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용사들이 수익성을 포기할 만큼 시장 점유율에 방점을 두고 있는 이유는 핵심성과지표(KPI)와 무관치 않다. KPI는 기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다. 비즈니스 목표를 얼마나 잘 달성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척도다. 수치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자산운용사의 성과지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ETF와 관련해선 시장점유율이 주요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세부적인 비율은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대체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요 평가요소는 ETF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늘렸는지, 타사와의 격차를 얼마나 키웠는지 등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ETF 시장 점유율 경쟁이 KPI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산운용사의 대표 혹은 ETF 관련 운용역들로선 KPI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KPI에 따라 전략을 구축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KPI 달성을 위한 관점에서 보면 당연하다.

무분별한 상품 베끼기부터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모두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이 KPI를 설정하는 이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그 프로세스 내에서 현재의 퍼포먼스와 목표치를 비교하여 성과를 평가하기 위함이다.

다만 KPI를 위해 시장 점유율에 매달리는 행태가 바람직해보이지는 않는다. 운용사의 근본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자산운용사는 수익자와 신뢰를 기반으로 자금을 받아 운용한다. 여기서 신뢰가 형성되는 지점은 운용사가 지닌 투자철학이다. 나름의 철학를 기반으로 투자전략을 구축한다.

하지만 점유율 경쟁만을 추구하다보면 결국 투자자들과 투자 철학을 공유하긴 힘들다. 상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리소스가 마케팅으로 향할 수밖에 없어서다.

자산운용사의 본질을 지키는 선에서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선 KPI의 손질이 뒤따라야 한다.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운용사 한 곳은 최근 KPI에서 시장점유율 항목을 제외하기도 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시장 전체에 변화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