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07:3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자산운용이 지난해 선보였던 알고리즘자문형 사모펀드를 설정 1년만에 청산했다. 기대치를 밑돈 수익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자산운용이 'HDC RoPi 글로벌 알고리즘 일반사모투자신탁1호를 청산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4월 설정됐다. 설정 규모는 200억원 정도였다. 해당 펀드의 수익자는 은행과 보험사 등이다.

해당 펀드는 로보피아투자자문과 함께 만든 글로벌 알고리즘 자문형 사모펀드다. 로보피아투자자문이 자문을 하고, 운용을 HDC운용이 맡는 식이다. 투자 대상은 글로벌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다.

투자의사결정에 핵심 역할을 하는 알고리즘은 로보피아투자자문의 시스템을 활용했다. 로보피아투자자문은 알고리즘을 통한 실시간 분석과 투자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 나름대로 준수한 성과를 올려왔다.

HDC자산운용은 고금리 기조속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로보피아투자자문의 알고리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 자문형 알고리즘 펀드를 선보였다.

로보피아투자자문은 실제 미국, 중국, 홍콩 등 6개 거래소와 개별적인 라이선스를 취득한 곳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유가증권, 부동산 및 암호화폐를 포함한 1만3970개가 넘은 개별 데이터를 자체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분석 및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자문사 중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야심차게 출범한 펀드는 초기엔 눈에 띄는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첫 한 달 간은 수익률이 70%에 육박했을 정도다.

이에 시장에선 로보피아투자자문의 알고리즘에 대한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로보피아투자자문은 이미 증권업계에서 성과를 증명했던 곳이다. 2019년 하나증권을 통해 출시된 글로벌 랩어카운트는 시장지수와 비교해 40% 이상 초과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 펀드의 청산 직전인 지난 14일 기준 수익률은 -5.48% 수준으로 파악된다. 기간별로 보면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9%, 3개월 -12%, 1개월 1% 등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했다. 다만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선까지는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부진이 이어지자 펀드 결성 1년 6개월여 만에 청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HDC운용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운용 기조의 변화 속에 일찌감치 청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조직 개편 속에 해당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했던 인력은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