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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나노신소재, 업황 부진 속 주가 '침체기'전기차 캐즘 영향, 시총 1조 '흔들'

이종현 기자공개 2024-11-04 08:04:4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소재 기업인 나노신소재의 주가가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지난해 나노신소재의 주가는 10만원대에 안착했는데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노신소재의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1조원도 위태로운 모습입니다.

나노신소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것은 2021년부터입니다. 2만~3만원대를 오가던 나노신소재의 주가는 그해 11월 6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이후로도 계단식 성장을 보였는데요. 2022년 9만원대까지 뛰었고 2023년에는 대부분 10만원대 이상의 주가를 유지했습니다.

나노신소재의 주가가 뛴 것은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특히 2023년에는 여타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과 함께 고공행진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나노신소재가 역사상 최고가를 달성한 2023년 7월 28일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이 이차전지 기업들이 최고가를 달성했던 날이기도 합니다.

상승세를 보이던 나노신소재의 주가는 2023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에 걸쳐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10만원대는 유지했지만 7월부터 우하향을 시작해 8만원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도 여타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과 유사한 흐름입니다. 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86억원입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낮은 거래량입니다. 지난 28일까지 10월 한달간 나노신소재의 거래량 총합은 119만7676주에 불과합니다. 일일 평균거래량은 약 7만주 수준인데요. 7월 12만1000주, 8~9월 8만8000주와 비교했을 때 거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 모두 매수·매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락이 본격화한 7월부터 지난 10월 28일까지의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과 외국인은 5만7089주, 3만2858주를 사들인 반면 기관은 9만2661주를 매도했습니다.

◇Industry & Event

나노신소재는 2000년 설립한 디스플레이, 반도체, 태양전지, 이차전지 등에 쓰이는 첨단소재를 제조하는 기업입니다. 원재료를 구입해 초미립 나노 분말로 합성하고, 이를 다시 고체나 액상 형태로 제품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1년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핵심 매출원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입니다. 이차전지의 양극와 음극 사이 전기와 전자 흐름을 돕는 카본 나노튜브(CNT) 도전재가 주력 제품인데요. 도전재는 리튬이온과 전자가 양극, 음극을 오가며 동작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기전도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CNT도전재는 기존 도전재 대비 더 적은 양으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CNT도전재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를 거쳐 성장 중인 시장입니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는 CNT도전재 시장이 2023년 9억9000만달러를 기록, 2030년 102억5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평균 39.5%가량 성장하리라는 예측인데요.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나노신소재 역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나노신소재의 실적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2019년 기준 나노신소재의 핵심 매출원은 디스플레이 소재(34%)였습니다. 반도체 소재(19.2%)와 태양전지 소재(15.8%)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4.1%에 불과했는데요. 하지만 이차전지 소재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 지난해 기준 나노신소재의 전제 매출 중 44.7%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 됐습니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는 중입니다. 나노신소재는 지난해 4·5·6회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CB·BW)를 발행하며 195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중 시설투자에 활용하는 금액은 1500억원인데요. 이중 국내시설 투자는 200억원뿐, 1300억원은 해외시설 투자입니다. 세부적으로 미국 600억원, 유럽 350억원, 중국 200억원, 일본 1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해부터 매출 성장폭이 둔화된 것은 아쉽습니다. 나노신소재는 그동안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2021년 25.8%, 2022년 30.8%)했지만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8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영업이익도 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감소했습니다.

성장폭 둔화와 이익 감소라는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노신소재는 상반기 매출액 435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늘었고 영업이익은 37.1% 감소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로 인한 이차전지 불황의 여파가 지속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최근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100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고 10월 중순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Market View

올해 나노신소재를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총 4건입니다. 가장 최근 리포트는 미래에셋증권에서 8월 발간한 '흔들리는 업황 속에서 견고한 실적 지속 전망'이라는 리포트인데요. 미래에셋증권은 7월에도 유사한 제목, 내용으로 리포트를 냈습니다. 한달 새 2건의 리포트를 연달아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리포트를 작성한 최유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로, 목표주가 13만5000원을 설정했습니다. 양극재용 CNT슬러리를 제조하는 업체는 나노신소재를 포함해 LG화학, 동진쎄미켐, 토요칼라 등이 있지만 음극재용 CNT슬러리를 제조하는 곳은 글로벌 기준 나노신소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나노신소재는 CNT도전재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국내 경쟁사인 동진쎄미켐은 양극재용 MWCNT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음극재용 SWCNT 분사액 제조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업체 토요칼라도 아직 양산은 이른 단계다. 향후 신규 업체들의 진입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나노신소재의 핵심 키맨은 박장우 대표입니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출신인 박 대표는 회사의 경영을 총괄하는 동시에 연구소장 역할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분 19.8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한데요. 업계에서는 연구자적 색체가 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교수로 재직하던 한밭대학교의 최고액 기부자입니다. '박장우 장학금'과 나노신소재를 일궈낸 공로를 인정받아 한밭대 대덕산학융합캠퍼스에는 '박장우 홀'이 마련돼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차남인 박계섭 씨가 전환우선주(CPS)의 콜옵션 행사로 지분을 확보하며 새로운 키맨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2세 경영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박 씨는 지난 6월 세금 납부를 이유로 보유 주식 절반 이상을 매도했습니다. 남은 보유 중인 지분은 0.9%입니다.

더벨은 최근 업황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등과 관련해 질문을 하기 위해 28일 오후부터 나노신소재에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28일에는 연결음만 들리고 통화를 하진 못했는데요. 29일 오전 통화가 연결됐지만 나노신소재 측은 "언론 대응에 보수적인 편이라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고 해 별다른 답변을 받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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