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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신한은행 뉴욕지점, 선제적 체질 개선…지속성장 기반 마련①상업용부동산 대출 선제적 취급 중단…유동성 관리 시스템 고도화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1 09:04:30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신한금융그룹의 MMC(Money Market Center) 점포 중 하나다. 선진 금융 시장의 금융기법을 벤치마킹해 그룹에 이식하고 달러 자금을 조달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정성이 지점 운영의 최우선 조건이 된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약 3년전부터 부동산 시장 위험을 감지하고 CRE(상업용 부동산)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등 선제적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지 금융당국 감독 기조에 맞춰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모델도 재정비 하는 등 안정적 경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2년말과 자산 규모 비슷…뱅커스 유산스 등 위험 요소 차단

뉴욕 금융시장은 명실상부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으로 평가된다. JP 모건 체이스, BoA(Bank of America), 씨티그룹 등 미국계 대형 은행들 뿐만 아니라 미즈호 은행, MUFG, HSBC 등 일본과 유럽의 유수한 금융그룹들이 앞 다퉈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국내 은행의 뉴욕지점들은 각 은행을 넘어 각 금융그룹 글로벌 사업의 최전선으로 여겨진다. 수익 창출이 주 목적인 신흥국 시장과 달리 수익보다는 선진 금융시장 동향 파악, 달러 자금 조달 창구, 국내 기업 북미 시장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한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1989년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5년 조흥은행과의 통합 뉴욕지점을 출범했고 작년 현재 소재지인 맨해튼 7번가로 이전을 완료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신한은행 뉴욕지점의 자산은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로 성장했다.

이는 2022년말 23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최근 몇 년동안 무리한 자산 성장보다는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아 왔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 요소로 떠오른 부동산대출의 위험성을 미리 인지하고 CRE 대출 취급을 2021년부터 중단해 왔다.

6월말 기준 신한은행 뉴욕지점의 총 대출금은 17억달러(약 2조3500억원)다. 이중 신디케이트론으로 대표되는 IB 자산의 비중이 9억달러로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계 지상사 대출 등 기업대출이 나머지 부분을 차지한다. 전체 대출에서 CRE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도건우 신한은행 뉴욕 지점 본부장은 "GIB 데스크를 만들고 나서 IB 자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기업대출 대비 빠르게 비중이 늘어났다"며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2021년부터는 CRE를 취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
이어 "자산성장은 CRE 같은 것을 취급해야 빨리 늘지만 인프라 산업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덕분에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실은 아직 전무한 상태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약 5억달러(약 7000억원) 가량의 자산을 기록 중이던 뱅커스 유산스(Banker's usance) 취급도 최근 중단했다. 뱅커스 유산스는 수출상이 수입상 앞으로 발행한 기한부어음을 은행이 할인 매입해 수출상에게 대금을 지급 해주고 수입업자는 기한부어음 만기일까지 대금결제를 유예받는 상품을 뜻한다.

LC(신용장) 베이스 상품으로 만기가 3~6개월로 짧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단기 자금을 운영하기에 매력적인 사업이지만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안전성'을 이유로 과감히 취급을 중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금세탁 관련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도 본부장은 "표면적으로 보면 자산 규모가 수년간 정체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뱅커스 유산스 취급 중단 등을 고려하면 4~5억달러는 더 늘어난 것으로 봐야한다"며 "내부통제를 단단하게 가져가기 위해 체질을 개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컴플라이언스 부문 직원 비중 20% 차지…다양한 조달 통로 강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의지는 현재 신한은행 뉴욕지점의 인력 구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현재 총 4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물론 비즈니스 영업을 위한 CB 및 IB Front 직원이 11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관련 직원의 규모도 8명으로 이와 비슷한 수를 자랑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20% 수준이다.

이는 뉴욕 금융당국의 강화된 감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배치다. 뉴욕 금융당국은 작년 실리콘벨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사태 등을 겪으며 뉴욕 내 모든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기준을 강화했다.

그중 핵심은 신용리스크와 유동성 관리다. 신용리스크는 CRE 대출 관련해 부실 위험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CRE 대출 신규 취급 제한과 더불어 지점 내 크레딧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기존 대출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크레딧 커뮤니티는 일종의 회의체로 기대출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한다.

별도 CA팀(신용분석팀)을 운영하며 타 신규 대출에 대한 검증도 철저히 실시 중이다. CA팀은 여신에 대한 의사결정 전에 자체 심사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리포트 자료를 모두 영문으로 작성함으로써 향후 혹시 모를 당국 심사에 대비한다.

유동성 관리 관련해서는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실시 중이다. 최근 현지 컨설팅 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모델을 업그레이드했다. 그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 대응 시나리오 등을 보다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분기별 실시하던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도 매월 실시하는 중이다.
신한은행 뉴욕지점

도 본부장은 "데이터로 14년치 정도를 갖고 작업을 했다"며 "은행 자체 요인과 시장 환경 요인, 둘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자금 부족이 얼마나 생기는지, 컨틴전시플랜에 따라서 어떻게 하면 유동성 상황을 커버할 수 있는지 등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대부분의 자금 조달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본점 차입을 최소화 하면서 현지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CD(양도성예금증서), CP(기업어음) 발행하고 있다. 기업 고객 대상으로 예수금도 적극 유치하며 다양한 달러 조달 채널을 확보 중이다. 약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조달 자금 내 CD, CP, 예수금 비중은 각각 3분의 1로 균형감 있게 유지 중이다.

도 본부장은 "뉴욕지점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자금조달 창구 역할"이라며 "달러 자금을 조달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중미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 등 달러가 필요한 지점들에 빌려주는 역할"이라며 "눈 앞의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 및 리스크 관리 수준 향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뉴욕지점의 차별화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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