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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최창원 의장 강조 'O/I' 전담 조직 신설...비용절감·사업 효율화 과제 발굴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01 08:43:0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핵심 사업 부진과 재무부담이라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SKC가 내실 다지기에 속도를 낸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강조한 '운영효율성 개선(O/I)'을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비용절감, 사업 효율성 극대화에 나선다.

SKC는 최근 'O/I 기획실'을 신설하고 문병진 사업전략실 임원을 O/I 기획실장에 보임(겸직)했다. O/I는 운영효율 개선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비용절감과 생산성 증대, 부가가치 제고 등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경영활동을 뜻한다.

O/I 기획실은 불필요하게 나가는 비용들을 점검하고 기존 사업을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해서 실행에 옮기는 부서다. SKC는 O/I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외부 임차 사무실 일부를 줄이기도 했다.

O/I는 최 의장이 지난 6월 말 경영전략회의 개최에 앞서 꺼내든 경영 화두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구조조정 외에 기존 사업의 운영 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주문이었다. 최 의장이 O/I를 강조한 이후 SKC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도 O/I 기획실과 유사한 조직을 신설했다.

SK그룹에서 O/I가 처음 강조된 건 손길승 회장 체제였던 2002년 말이다. SK그룹은 당시 위기 돌파를 위해 "2005년까지 미래의 기업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계열사는 정리한다"는 '2002 제주선언'을 발표했다. 생존 조건으로 세 가지가 제시됐는데 사업모델의 경쟁력 확보, 글로벌 수준의 운용 효율성 개선, 가치창출이 가능한 재무구조 등이었다.



최 의장이 21년 만에 다시 O/I를 언급한 건 그룹 주력 사업들의 현금창출력이 약화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신사업 투자 성과가 부진해 '대규모 투자→현금창출확대·IPO→투자금 회수·신규 투자 재원 확보'라는 선순환이 깨진 영향이다. 이에 SK그룹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1조원까지 치솟았다.

SKC는 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서 O/I에 주력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작년부터 주력 사업인 화학뿐 아니라 기대주로 평가받은 배터리용 동박 사업이 모두 적자로 전환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두 사업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SKC는 작년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9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26년 만이었다. 올 상반기 SK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879억원, 영업손실은 1389억원이다. 매출은 1년 전보다 4.9% 줄었고 적자 규모는 668억원 커졌다. 화학 사업은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는 반면 배터리 소재 부문은 반등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실적 부진에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재무체력도 낮아졌다. 올 상반기 말 기준 SKC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85.7%, 50.7%다. 2023년 말 대비 7.1%포인트, 1.8%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 초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지한 경영지원부문장이 사내이사로 등기된 건 재무건전성 회복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유 CFO는 최 의장으로부터 "차입을 줄이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유리기판 사업을 맡는 앱솔릭스가 내년 1분기부터 상업생산을 위해 현재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상반기에 테스트가 마무리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앞서 앱솔릭스는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유리기판 공장을 준공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에 용이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해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개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 같은 고성능 반도체 소재로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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