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던스 달성률 분석]매출목표 내린 LG엔솔, 정확한 노선 수정'전년 대비 20% 감소' 부합 전망...내년 EU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기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4-10-29 08:22:0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매년 실적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해왔다. 그러나 '모범생' LG에너지솔루션도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닥친 주요국 전기차 판매량 감소와 배터리 판가 하락 등으로 지난 7월 2024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야만 했다.LG에너지솔루션이 수정한 올해 매출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다. 4분기 실적만 남겨둔 현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가 계속돼 가이던스와 거의 일치한 연간 실적을 거둘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4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었고 영업이익은 38.7% 감소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치에 근접했다. 증권가가 추정한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7257억원, 4200억원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6%, 129.5% 늘었다. 북미 배터리 판매량 확대,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연결실적 편입,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확대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3분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분은 4660억원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177억원 적자다. 전분기 손실(AMPC 제외 시 -2525억원) 대비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AMPC는 미국이 역내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셀과 모듈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 개념이다. 배터리 기업은 셀 1kWh 생산 시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45달러를 받는다.
AMPC가 올 1분기 1889억원에서 2분기 4478억원, 3분기 4660억원으로 매분기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 생산법인의 실적이 소폭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폴란드 법인의 출하량이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투자업계가 추정한 올 3분기 폴란드 공장 가동률은 60%대 초반이다. 올 상반기(40%대) 대비 올랐지만 70% 안팎까지는 올라야 대체로 준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북미 고객사가 연말 재고 조정을 하고 있어 매출 감소 영향이 있으나 유럽 지역 수요 개선,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모듈 생산, 북미 전력망 ESS향 판매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이대로라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은 약 26조원이다. 이는 2023년 대비 23%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 7월 제시한 연매출 가이던스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에 근접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미드싱글(4~6%) 성장'에서 수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매출 역성장을 예상한 건 2020년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이다.
근간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설립한 현지 법인의 생산목표 하향이 있다. GM은 지난 6월 2024년 전기차 생산량 가이던스를 20만~30만대에서 20만 25만대로 줄였다. 아직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이 더 높다는 데 기인한 노선 수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RA AMPC 수혜 목표치 또한 45~50GWh에서 30~35GWh로 하향했는데 일본 혼다에 공급하는 배터리 판매량이 유지되고 있어 가이던스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내년 실적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거시경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업체의 수출 확대 △고객사들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 △미국 대선 결과 등을 꼽았다.
그나마 긍정적인 요인을 찾자면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보급형 전기차 출시 확대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완성차업체에 2020년보다 17% 강화된 CO2 허용기준(95g/km→78g/km)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내년 유럽 전기차 수요 성장률은 우선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원통형 배터리 양산 준비 현황과 테슬라 외 추가 고객 수주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회사는 충북 오창공장에 4680 신규 라인 설치 작업을 마무리해 샘플 생산을 시작,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다수의 고객사와 공급 논의 중인데 증설작업이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6년부터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고객사로 아직 테슬라만 확보한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아티스트유나이티드, 합병 허들 넘었다 "이달 내 완료"
- [i-point]시노펙스, 탄소 배출권 첫 판매계약 체결
- [2024 유통가 리포트]침체 빠진 건기식… 너도나도 '해외 진출' 사활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예상치 못한 변수, AK홀딩스 재무 대응 과제 직면
- [2024 유통가 리포트]고물가 수혜 본 SSM…'본업' 집중한 마트·편의점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신세계, '보수적' 주주환원 접근 배경은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ROE 7%' 제시 신세계, 업계 최대치 달성 플랜은
- [2024 유통가 리포트]'전방산업 수혜' 함께 웃은 'ODM'사
- [2024 유통가 리포트]'찬바람' 분 화장품 빅3, '밸류업'으로 승부수
- [2024 유통가 리포트]'고물가'에 웃은 급식업, 먹거리 발굴 '총력'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1203 비상계엄 후폭풍]'고환율' 덕보는 종합상사…외화부채 사이즈가 변수
- 구광모 LG 회장, CES 대신 '트럼프 2.0 대비·ABC' 구상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원유 100% 수입 정유사, 역대급 환율에 환차손 우려
- SK, 정부 주도 '반도체 공급망 강화' 동참…트럼프 2.0 대비
- [SK그룹 리밸런싱 성과 평가]'체급 키운' SK이노, 사업 시너지 '숫자'로 증명해야
- R&D 지원·지분규제 완화...베일벗은 석화 지원책
- [Company Watch]SK가스, LNG·발전사업 '첫발'…'LPG 편중 탈피' 본격화
- [2024 이사회 평가]출범 4년차 LX홀딩스, 독립성·다양성 개선 숙제
- [thebell note]K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까
- [SK그룹 리밸런싱 성과 평가]SK㈜, 신규투자 대신 '관리'에 방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