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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대표 맞은 한솔제지, 글로벌 전문성 살아날까 조동길 회장 '맏사위' 한경록 CEO…외국계 금융사 거친 글로벌통 평가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04 09:02:5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가 2015년 분할·신설 이후 처음으로 오너일가의 대표이사를 맞이한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한경록 인쇄·감열지 사업본부장(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내부적으로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한솔제지는 한 신임대표의 주도 아래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1일 한솔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한솔제지 신임 대표이사에 한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한 신임대표는 조 회장의 맏사위이자 현재 그룹 지주사 한솔홀딩스의 사업지원담당을 맡는 조성민 부사장의 매형이다. 오너일가가 한솔제지 대표를 맡는 것은 지주사 출범 후 처음이다.

2015년 1월 한솔제지는 존속 지주사 한솔홀딩스와 신설 사업회사 한솔제지로 분할했다. 한솔제지 아래 있던 한솔테크닉스,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홈데코 등이 한솔제지와 함께 한솔홀딩스 산하로 들어갔다. 한솔제지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던 조 회장은 지주 체제 출범 후 한솔홀딩스 사내이사로만 활동했다. 신설 한솔제지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한 신임대표가 한솔그룹에 합류한 시점도 이때와 맞물린다. 1979년생인 한 신임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 카네기멜론대 금융공학 석사를 마치고 외국계 금융사, 한국투자공사 등 주로 글로벌 금융·투자 이력을 쌓았다.



한 대표는 2014년 12월 한솔제지의 전략·마케팅 담당으로 합류했다. 3년 뒤에 미국법인(HAI) 법인장으로 이동했다. 한솔그룹에서도 그동안 쌓은 글로벌 경력을 살려 전략·마케팅 및 글로벌 사업을 담당했다. 2022년 1월에는 해외 영업을 비롯한 전체 사업본부를 이끄는 인쇄·감열지 사업본부장을 맡다가 이번에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현재 한솔제지는 계속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2018~2019년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하다 2020년부터는 그 밑을 맴돌고 있다. 2022년 한차례 일시 반등하며 2조4500억원대 매출과 13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당시에는 코로나19 특수 상황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3분기(누적 기준)에는 영업이익률이 최근 10년 사이 최저치인 2.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 반등이 필요한 한솔제지가 글로벌 전문가의 내정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한 대표가 미국법인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매출은 2000억원대에 머물긴 했으나 순이익 자체는 2배 이상 오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재 신사업인 환경사업을 제외한 제지부문의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조금 넘는 53% 수준이다.

한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내년 주주총회에서 승인이 나고 조동길 회장이 그대로 한솔제지에서 자리를 지킨다면 한솔제지 이사회는 두명의 오너일가가 나란히 활동하는 곳이 된다. 조 회장은 2021년 3월 한솔제지 사내이사로 복귀한 이후 한차례 연임을 거쳐 지금까지 사내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현재 조 회장의 장남 조성민 부사장이 한솔홀딩스에 재직 중이긴 하나 아직 이사회에는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솔그룹 오너가가 나란히 이사회에서 활동한 사례는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생전에 아들들(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조동길 회장)과 함께 활동하던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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