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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소액주주·임직원'까지 갈라졌다, '국민연금' 향방에 주목소액주주 '3자연합' 지지 철회, 구심점 삼을 의결권 관심…신동국 회장 '겸직' 해소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05 08:16:3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주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표심이 갈리면서 중지가 모아지지 않고 있다.

넉달간 이어진 '대주주-소액주주연대'간의 소통에도 불구하고 표심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3자연합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지 불과 하루만에 철회하기까지 했다. 주가는 급등락을 오가고 있고 갈등은 소액주주들을 넘어 한미약품그룹 전문경영인들까지로도 번졌다.

결국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소액주주들이 누구를 지지하게 되느냐, 또다른 캐스팅보터인 국민연금은 어떻게 이 사태를 보고있느냐에 관심이 몰린다. 이번 임총은 지난 정기주총과 마찬가지로 개회 직전까지 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주연대 3자연합 지지 철회…지분율 1.96%로 추락

이달 1일 소액주주연대가 신동국 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주주 3자연합을 지지하면서 전세가 한쪽으로 기운 듯 보였다. 신 회장이 소액주주연대와 두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지며 소통에 나서면서 공식적인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이튿날 소액주주연대서도 이견이 불거졌다. 2일 오전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3자연합 지지 철회 선언문을 올렸다. 3월 정기주총부터 소액주주 표심을 대표하던 소액주주연대가 흔들리면서 이달 28일 개최되는 한미사이언스 임총 표 대결 양상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소액주주연대는 신 회장이 원활하게 소통에 나섰고 모녀가 이미 상속세를 해결했다는 점을 내세워 지지의사를 밝혔다. 더욱이 반대편인 형제측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소통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 등도 신 회장측 지지의사에 힘을 실어준 배경이 됐다.

지지 선언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장은 소액주주연대의 지지 선언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요인 소멸로 해석했다. 이에 최근 5만원대에 진입했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하루 만에 전일 대비 24.08% 폭락하며 3만6250원 종가로 장을 마무리했다. 소액주주의 지지선언을 철회한 직후인 4일 시장에서는 6.76% 오른 3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지지 선언 보도 이후 따로 보도자료를 내며 3자 연합 공식 지지입장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소액주주연대의 지지 선언이 이 대표를 비롯한 일부 소액주주들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소액주주연대에서의 주주 이탈도 발생했다. 1일 기준 2.26%던 소액주주연대 지분율은 4일 1.96%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대주주 간담회를 몇 차례 진행하고 숙고한 지지 선언이 시장에서 경영권 분쟁 소멸 요인으로 해석될지 예상치 못했다”며 “임총 전 추가 지지 선언 등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6.04% 국민연금 표심 어디로…혼란한 양상에 대주주 행보 주목

지분율 34%대 25%의 싸움. 표면적으로 10%p 앞서는 3자연합에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이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패권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 역시 대략 지분율로 대략 10%에 달하기 때문이다. 재단 의결권의 경우 분쟁의 가능성은 있겠으나 힘겨루기에서 우세한 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하고 있다. 3월 정기주총 당시에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편에 섰다. 모녀 측 안건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목할 점이 있다. 국민연금이 현재 모녀와 손잡은 신 회장에 대해서는 이사 선임에 있어 반대 의사를 펼친 전적이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6월 열린 한미약품 임총에서 신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에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신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어떤 의결권을 행사할 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국민연금의 반대입장을 수용해 한양정밀을 제외한 가현과 한양S&C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사실상 과도한 겸직 이슈로 반대할 명분은 사라진 셈이다.

국민연금은 실질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대안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이 이사회 진입에 실패하면 과거 반대했던 형제 측의 경영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에 3자연합과 형제 측은 모두 주주환원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 주가 부양책 제시 등까지 사실상 주주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소액주주에 더해 한미약품그룹 임직원까지도 누구 편에 섰느냐에 따라 세력이 갈라지는 분위기다. 한미사이언스는 4일 오후 계열사 대표단 성명서를 내며 신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표단에는 3월 정기주총 당시 모녀 측에 섰던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가 포함됐다. 다만 이들은 형제측 인물들로 거론됐던 이들이다.

한미약품을 이끄는 박재현 대표의 경우 신 회장측 인물로 거론되며 형제측을 지지하는 성명서에서 제외됐다. 이에 한미약품은 또 다른 성명서를 내고 한미사이언스 측 성명서에 대해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 여실히 드러냈다며 유감을 표했다.

임해룡 총경리와 우기석 대표의 이름을 볼 때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들의 갈등이 읽힌다는 토로를 했다. 투자라는 명목으로 한미약품그룹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중단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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