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아트 브랜딩]'미술'에 힘 실은 KB금융, '갤러리뱅크' 확대④'대체자산' 미술품 투자 금융사 고객과 연계 가능성, 미술계와 손잡기
서은내 기자공개 2024-11-08 07:22:09
[편집자주]
아트와 금융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이나 ESG의 형태를 띠기도 하며 나아가 미술시장 활성화 또는 투명화라는 보다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둔 경우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아트'는 금융사 브랜드 이미지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진행 중인 예술 관련 사업의 스토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문화 마케팅의 방점을 '미술'에 찍었다.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주요 아트페어 중 하나인 '아트부산'의 후원자로 이름 올려왔다면 KB금융그룹은 올해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의 리드파트너로 나섰다. '아트뱅크'를 표방하며 미술계와 협업에 적극적인 하나은행 뒤로, KB국민은행은 '갤러리뱅크'를 모토로 추격하는 모습이다.◇ 키아프·리움미술관 등 갤러리·미술관과 파트너십 확대
KB금융그룹은 수년 전부터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에 고객을 초청하는 등 공연예술계와 손잡고 문화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유독 미술계와의 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9월 키아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시에 고객을 초청,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한 것에 이어 11월에는 삼성 리움미술관에 전계열사 고객 1000명을 초대해 문화이벤트를 제공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미술시장이 최근 투자 시장으로도 각광받고 있고 금융과 연계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문화예술에 보다 깊이 관심을 가지면서 그룹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동시에 예술품이 대체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보다 큰 개념으로 접근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이 미술계에 발을 들인 것은 장기적인 협업 가능성에 염두에 둔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술시장에 후원을 증대시키면 시장의 공급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고 향후 금융사 고객들의 투자 수요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키아프는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미술품 판매 박람회(아트페어)로 국내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중 가장 대규모 행사다.
◇ KB 갤러리뱅크 전국 32개점으로 확대
KB국민은행은 약 20년 전인 2005년부터 '갤러리뱅크'를 도입해 PB고객들의 미술품 투자 수요를 타진해왔다. VIP 자산가들을 위한 프라이빗 뱅크로 수준 높은 전시를 소개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다. 갤러리들과 연계해 해당 갤러리가 선별한 작품을 주요 PB센터에서 전시, 판매하고 아트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갤러리뱅크를 시작할 당시 미술품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을 때였다. KB국민은행은 그에 맞춰 아트 프로그램을 검토했다. 2002년 'KB GOLD&WISE' 브랜드로 2002년 PB사업을 시작했고, PB센터를 중심으로 도입한 것이 갤러리뱅크다. KB GOLD&WISE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현재 갤러리뱅크는 전국 PB센터 32개점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갤러리뱅크의 전시는 채널별, 공간별로 차별화하고 있다. PB센터가 고객과 정서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 은행 내에 아트 전담 인력을 두고 있는 아니나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가 자문을 통한 방식으로 아트 비즈니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갤러리뱅크 담당자는 "매니아층을 위한 프라이빗 도슨트, 아카데미 개최부터 키아프서울 참여, KB 골드앤와이즈 뮤지엄데이 진행 등 대규모 행사까지 사업을 키워가는 중"이라며 "갤러리뱅크에서 전시 작품 문의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본인 소유 작품이나 새 작품 구매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컨설팅 요청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아트 연계 금융, 가능성 높지만 아직은 초기단계
다만 아직 미술시장에서 금융사가 본격적인 사업적인 확장을 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시기라는 게 KB국민은행 측의 입장이다. 미술시장이 자산관리의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긴 하지만 금융 연계 사업을 꾀하기에 앞서 해결할 과제가 많다는 점에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예술작품을 금융상품화하기 위해선 작품의 공정가격, 진품 여부 등에 대해 신뢰할 만한 시장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며 "진품 증명서를 발행하는 미술진흥법 시행 등 법적 변화가 진행 중이고 일부 금융사에서 아트 연계 신탁, 대출 상품이 있긴하나 아직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또 해당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비금융서비스로서 아트컨설팅, 교육 이벤트 등 은행사업 다양화 측면에서 아트의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트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들을 자산관리의 주체로 참여시킬 수단으로서 미술 영역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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